신한銀 자동차대출 2주에 13억, 왜 잘나가지?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3.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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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6%대 금리로 할부금융사의 절반수준, 수수료·설정비 면제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자동차 구입 대출 상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군림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이들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대출 금리를 무기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나온 '신한 마이카(My Car) 대출'이 출시 2주 만에 80여 건(13억2000만 원)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인기 요인은?=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금리다. 통상 연10∼12%선인 기존 자동차 할부 금융사에 비해 절반에 해당하는 6%대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캐피탈사나 카드사가 제공하는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은 표면금리와 실질금리와 1.5~2배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표면금리는 연7~8%대라고 해도 자동차와 대출 영업사원 수수료와 조달비용 등 부대비용이 들다보니 실제 고객들이 내야 하는 금리는 12%대에 육박한다.



또 할부취급수수료와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 설정비 등이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본인소득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기존 신용한도와는 별개로 소득과 신용등급에 따라 최고 5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기간은 분할상환 방식으로 최장 5년 이내다.

이러다 보니 그동안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양분한 자동차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영업에 강한 신한은행이 1000여 개에 달하는 지점을 활용해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면 10조원 규모의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올해 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든 면에서 카드사나 캐피탈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100명이 넘는 고객들이 은행을 찾아 가입을 의뢰하고 있다"며 "앞으로 프로모션 등을 통해 더욱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한銀 자동차대출 2주에 13억, 왜 잘나가지?


◇카드·캐피탈사 있는 신한지주가 왜?= 고객들은 낮은 금리의 이 상품을 반기고 있지만 업계 시각은 다르다. 신한카드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굳이 은행이 나설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자동차 할부 금융을 이미 취급하고 있는데 은행에서 같은 상품을 내놓으면 제살을 깎아먹는 것과 뭐가 다느냐"며 "은행에서 왜 그런 상품을 내놨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51,100원 ▲1,600 +3.23%))의 판단은 그렇지 않았다. 신한지주는 마이카 대출이 나오기 전 은행과 카드사, 캐피탈 관계자들을 한 곳에 모았다. 신한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 규모는 전체 수익의 5%도 안됐다. 또 신한캐피탈은 주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겹치지 않았다.

신한지주는 고객층이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사나 캐피탈사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이 찾을 것이고, 신용등급이 양호한 고객은 은행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영업현장에서 이 상품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이 상품을 출시했다"며 "높은 이자 때문에 자동차 구입을 망설이는 많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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