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고용 저조, 룸살롱 때문?" 외신 황당 질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0.03.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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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룸살롱 등 잘못된 직장 회식 문화 때문 아닌가?"

8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나온 한 외신 기자의 질문이다.
한국 경제를 설명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경제사령탑이라고 할 재정부 장관이 시간을 쪼개 마련한 간담회에서 수준 낮은 촌극이 벌어진 것.

이날 해프닝의 주인공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람스타드 기자. 그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말미에 "여성의 날을 맞아 윤 장관에게 한 가지 묻겠다.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룸살롱 등 잘못된 직장 회식 문화 때문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한국을 노골적으로 비하한 것은 물론 한국의 직장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한마디로 어이없는 발언이었다.

윤 장관은 차분한 어조로 "한국은 최근 발령받은 검사 중 절반이 여성이며 판사는 3분의 2다. 가정에서도 한국 여성만큼 경제권을 가진 나라가 없다. 한국은 오히려 여성사회 활동이 활발해져 저출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룸살롱은 전혀 잘못된 정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람스타드 기자는 물러나지 않았다. "기업체 직원들이 재정부 직원들을 룸살롱에 데려가는 걸로 아는데 이에 대한 기준이 있냐"고 재차 질문한 것.

윤 장관은 "어디서 그런 정보를 입수했는지 의문스러우며 우리는 그런 부분은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CBS라디오의 돈 커크 기자는 "룸살롱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게 대기업인데 이런 대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접대비 허용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윤 장관은 "우리나라는 접대비 한도가 정해져 있어 이를 넘으면 기업 이윤에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상에서 인센티브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날 한국의 경제 정책을 다루는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뜬금없는 질문이 나오자 재정부 및 내국인 참석자들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부분 외신기자들 역시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한 참석자는 "한국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갖고 곤란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이 있다"면서 "이런 기자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 경제 등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인종적 편견을 가진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단편적으로 들은 정보들을 전체적으로 대입하려는 우스꽝스러운 질문"이라며 "아직 해외 언론에 한국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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