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도 좋지만…與중진 시선은 '차기'에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3.0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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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경선 '군불'

"여권 전체 판세에서 보면 지방선거가 중요하지만 당내 문제로만 보면 원내대표 경선도 무시할 수 없는 판이다. 몇몇 중진의원들의 시선은 이미 '차기'로 옮겨갔다."

9일 한나라당 한 관계자의 말이다. 6·2 지방선거와 세종시 정국으로 드러내놓고 밝히진 못하지만 이미 다음번 원내대표 경선 경쟁이 불붙었다는 얘기다.



차기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세종시 정국은 물론, 개헌 등 이명박 정부 집권 중반 과제를 이끌며 조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4선 의원 가운데 정의화 최고위원을 비롯해 황우여 김무성 이경재 의원과 3선의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이 물망에 오른다.

친이(친이명박)계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당내 세종시 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화합형 이미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게 강점이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008년 18대 국회 임기 시작 무렵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다 지도부 영남편중 논란으로 중도 사퇴했다. 지난해 경선에 다시 출마해 3위를 기록했는데 이번에 출마하면 3수째다.



지방선거도 좋지만…與중진 시선은 '차기'에


지난해 경선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에 석패한 중립파 황 의원도 온건형 이미지를 내세워 재도전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지난 경선 당시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친박(친박근혜)계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이 유력했지만 결국 친이계 파워에 밀렸다.

이경재 의원은 친박 몫으로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당 세종시 중진협의체 좌장을 맡은 데다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등 공식석상에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친박계에서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와 결별설이 나오는 김무성 의원은 이번 경선의 최대 변수다. 지난달 18일 김 의원이 내놓은 세종시 절충안이 정국 해법 마련에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경선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은 지난해 친이·친박 화합책으로 원내대표 추대가 추진됐지만 박 전 대표의 반대로 고사한 전례가 있다.


이병석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국토위에서 4대강 관련 사업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포항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도 알려진다.

한편 당내 일각에선 일찍부터 원내대표 경선 움직임이 엿보이는 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가뜩이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4월 국회가 공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현 원내대표단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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