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해외기관들은 현재 한국시장과 한국의 금융업계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금융불안+수급악재 겹쳐
두 번째로 수급 측면에서도 악재가 속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계적으로 IPO철회가 속출하는 가운데,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은행들도 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대규모 자금조달에 대한 투심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O무산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일본 다이이찌생명이 IPO를 강행, 내재가치(EV)대비 0.7배의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공모가가 형성됐다"며 "IPO를 추진하던 AIA를 푸르덴셜UK가 인수하고, 푸르덴셜UK가 다시 대규모 증자를 추진하는 등의 급격한 변화도 수급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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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삼성생명의 IPO 강행도 대한생명 수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외국계 기관들 사이에서는 삼성생명이 IPO를 연기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지만, 다이이찌생명의 IPO, 푸르덴셜UK의 대규모증자에 이어 삼성생명도 IPO에 나서면서 자금줄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손보사 대비 프리미엄, '글쎄…'
마지막으로 손해보험업체인 삼성화재와의 비교우위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의 공모가는 내재가치(EV)대비 1.03배 수준으로 결정됐다. 물론 일본 다이이찌생명 0.7배에 비하면 높지만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동양생명공모가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동양생명의 현 주가를 감안할 경우 오히려 대한생명 공모가가 동양생명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했다.
아울러 생명보험이 손해보험 업종보다 높은 평가를 받게 되더라도, 과연 손해보험 1위 삼성화재보다 생명보험 2위 대한생명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내재가치(EV)의 1.2~1.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화재 대비해서 대한생명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외국인 기관들 사이에서 대한생명에게 삼성화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줄 지에 대해서는 우려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순익과 유가증권가치 평가이익 등 자산구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순수하게 생명보험업종으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한생명 공모에 참가한 해외 투자자들의 성격은 장기투자펀드가 65~7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문을 받아서 공모기관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장기투자 펀드들에게 배분이 많이 된 것 같다"며 "적어도 해외투자자에 한해서는 상장 직후 대규모 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