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변심?...'대우인터 웃고, 대우조선 초조'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김태은 기자 2010.03.0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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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 흥행에 유력 후보 겹치는 대우조선은 전전긍긍

최근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유력한 인수후보인 포스코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참여한데다 유력 경쟁자(롯데)까지 나타나 더욱 마음을 빼앗아갔다. 대우조선은 포스코의 변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내부에서는 유력한 인수후보 포스코 (375,000원 ▼500 -0.13%)가 대우인터 인수에 '올인' 하면서 '주인 찾기'가 요원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해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고위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던 이동희 포스코 재무투자부문 사장이 지난달 말 퇴진하면서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포스코에 인수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던 대표적인 '친 대우조선' 파로 분류돼 왔다. 자금 확보는 물론 합병 후 통합안(PMI) 마련까지 주도했다. GS와 컨소시엄이 깨지면서 인수가 불발된 후에도 "대우인터와 대우조선을 둘 다 인수할 수 있을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언급하는 등 대우조선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 전 사장 외에도 대우조선 인수 때 힘을 합쳤던 경영진들이 지난달 말 대거 퇴진한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고문직을 맡아 그동안 M&A를 추진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이 전 사장의 퇴진 때문에 회사 전략의 연속성이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코의 자금 사정이 넉넉한 것만도 아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조7000억 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M&A용 자금으로 3조 원 가량을 별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돈으로 예상 인수가격이 3조원에 육박하는 대우인터를 인수하면서 6조원 이상의 국내외 설비투자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해 별도의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선 산업의 불황으로 수주 잔고가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시간이 지날수록 '인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대우조선측엔 악재이다.

그러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최근까지도 대우조선 인수 가능성을 언급한데다 후판 수요처 확보 등 사업구조상 대우조선 인수 필요성도 적지 않아 포스코가 결국엔 대우조선 인수전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희망도 여전하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급할 것이 없어졌다. 든든한 인수 후보인 포스코에다 롯데그룹까지 전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해 흥행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든든한 '주인'을 만나게 될 공산이 더욱 커졌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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