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사에 '진급신청제도' 있는 까닭은...

대담=최남수 MTN보도본부장 2010.03.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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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감성인터뷰 '더리더' - KG 케미칼 곽재선 회장

- 10년적자 경기화학 인수 1년만에 흑자로
- 비료-> 에너지-> 택배(옐로우캡), 전자결제까지 확대
- KG는 Korea Green 의 약자... 지구사랑, 사람사랑 원칙

- 인수한 기업에 외부수혈 안해... 수술보다는 약물치료
- 진급해야할 사유 써낸 사람에게만 기회도 줘
- 진급 안된사람은 '낙선자 대회'서 함께 원인찾아



- 젊은이에겐 자존심, 자부심, 자신감 '三自' 필요

쓰러져가는 기업을 인수해 우량기업으로 재탄생시킨다!! 보통의 노력과 능력으로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KG케미칼 (4,360원 ▲170 +4.06%)의 곽재선 회장은 바로 이런 일을 해낸 기업인. 10년간 만성 적자로 법정관리에까지 들어간 기업을 인수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것은 물론 인수 합병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온 곽재선 회장.



아름다운 리더를 만나는 머니투데이방송의 더 리더는 글로벌 친환경기업 KG케미칼의 곽재선회장을 만나 그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Q. KG케미칼을 인수하고 택배, 전자결제 회사 등을 인수 합병해 현재 계열사가 7개로 늘었습니다. KG케미칼그룹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 그룹에는 우선 경기화학에서 시작한 ‘KG케미칼’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시화단지에서 스팀공급과 전기에너지를 생산해 한전에 납품하는 ‘KG에너지’, 그리고 택배회사인 ‘옐로우캡’이 있습니다. 또 친환경 생물농업을 취급하는 ‘바텍 (23,700원 ▲300 +1.28%)’과 전자결제회사인 ‘KG티지’ 등이 있습니다.





Q. KG가 무엇의 약자인지요?

A 2003년 9월에 제가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그땐 ‘경기화학’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사실 사명을 바꾼 계기는 그 전에 부도가 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안 좋은 시선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어서 정한 이름이 Korea Green입니다. 당시 회사 비전을 지구사랑, 사람사랑으로 정했습니다.

Q. 플랜트 건설업을 하시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비료회사를 어떻게 인수할 결심을 하게 되셨는지?



A 이전에 경기화학의 회사 내용을 알고 있었고, 분석해본 결과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플랜트 건설을 하다보니 건설이라는 것이 대가를 받고 남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건데 제조업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쟎아요. 그래서 해보고 싶었어요.

Q. 경기화학이 10년 동안 적자였는데, 어떤 경영 전략을 펼쳤기에 인수 1년 만에 흑자를 이루셨는지요?

A 우선은 화학비료 산업을 묶어놓고, 다른 사업에 치중을 했습니다. 에너지 사업을 하고, 그 다음에 한 것이 농산물 유통사업입니다. 우리가 비료 팔고, 거기 물건 사서 유통을 하면 옐로우캡이 배달해주고 했습니다. 그럼 그것이 전자결제회사와 연결돼서 결제를 받고, 그래서 한 품목으로 우리 회사 전체가 한 바퀴 돌아가죠. 소비자나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최단거리 코스입니다. 중간유통 단계가 전혀 없으니까요.



Q. 기업 인수합병 사례들을 보면 인수한 이후에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거든요. 기업문화가 다른데서 오는 차이나 기존에 있는 직원들과 새로 들어온 직원들의 융화나 그런 문제들은 없으셨는지요?

A 저는 기본적으로 인수한 다음에 외부사람을 수혈해 넣지 않습니다. 거기서 해결합니다. 대표이사를 파견한다든가 이 정도에 그칩니다. 사람이 병에 걸리면 수술요법이 있고 약물요법이 있는데 수술요법이 단칼에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죠. 효율적이지만 대신에 수술자국이 남습니다. 약물요법은 효과가 오래 걸리지만 수술자국이 안 남습니다. 근데 수술요법은 잘못하면 수술하다가 죽습니다. 환자가 수술하다 죽으면 수술 안 한만 못하죠.

이런저런 요법을 하는데 가능하면 약물요법이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약물요법이 지루하고 힘든 과정인데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죠. 더구나 지금 우리가 그렇게 기업이 커서 이쪽의 사람 여유가 있어서 다른 쪽으로 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되고요. 그 회사에 있는 자원을 가지고 합니다.



인수된 회사에서 능력이 없는 사람은 새로운 문화가 적용되고 새롭게 이걸 끌고 가면 스스로 도태됩니다. 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새롭게 가려고 하는 친구들은 오히려 더 로열티가 강해집니다. 단,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거기에 속해있는 리더가 굉장한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야 합니다.



Q. 진급신청제도라고 독특한 제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사람이 일을 할 때 저는 어떤 사람한테 일을 맡겨야하냐고 물어보면 능력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맡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아무리 있어도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맡기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맡겨야하는데. 직장인들의 꿈이라면 진급 아니겠습니까? 근데 보통 보면 모든 사람들이 진급을 하기를 원하면서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하는 게 직장인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진급을 하고 싶은 사람은 진급신청서를 제출해야합니다. 진급신청서를 낸 사람에 한해서만 심사를 합니다. 예컨대 내가 대리이면 과장이 돼야 될 만한 하는 사유를 적어내야 됩니다. 그리고 과장이 되서 이 일을 해야겠다고 밝혀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가 진급이 됐을 때 책임이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책임감으로 약간의 부담도 주고 직원들도 적극성을 보이고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Q. 진급이 안 된 사람들을 위한 낙선자대회도 있다면서요?



A 진급에서 누락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가 보통 특강을 합니다. 진급의 정의와 기준을 설명합니다. 자신이 왜 안됐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안 된 사람은 안 된 사람대로의 명분이 또 만들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녁에는 다 같이 소주 한잔하러 갑니다.

Q. 회장으로서 리더십의 요체, 핵심은 이거라고 말씀 하실 게 있다면...

A 리더십은 그저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3대가 같이 사는 집이라면, 아버지가 그 할아버지를 잘 모시는 걸 보면 아들한테는 특별히 효도라는 걸 안 가르쳐도 되지요. 적어도 우리 직원들한테 제가 보여 질 때 자랑스러워야 되겠다. 우리 회장님은 존경할만하다고 얘기를 들어야 된다. 그게 제 개인적인 목표구요, 그렇게 보여 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냥 내가 회장으로써 조직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할 수 있고, 우리 구성원들을 더 나은 여건이라든가 더 좋은 기쁨, 더 좋은 행복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내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하죠.



Q. 경영 철학을 말씀하신다면?



A 직원들한테 늘 하는 얘기가 있는데 돈을 벌려고 하지마라고 합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갖기를 원합니다, 사실은. 그런데 돈을 다 많이 갖고 있지는 않아요. 역설적으로 보면, 돈은 사람이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랬으면 다 부자 됐죠.

저는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그 일을 잘하려고 해봐라. 원하는 일을 잘하려고 하다보면 그 결과로 어느 사이에 와서 보면 내 뒤에 돈이 와있을 수 있다는 거지요. 돈을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다가보면 실수가 많이 생깁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판단력이 흐려지고요. 그러면 말도 일관성이 없어지고요. 리더가 돈을 앞에다 두고 얘기를 하면 일관성이 없어집니다. 이때는 이 말하고 이때는 이 말하고 이렇게 되거든요.

Q. 요즘 젊은이들이 보면, 과거에 비해서 청년 실업률이 심각하고 또 어떻게 보면 과거보다 양질의 일자리는 많이 공급되지 않고, 뭐 이런 문제들이 있어서 실망하고 좌절하고 그렇습니다. 젊은 이들에게 교훈과 조언을 해주신다면...



A ‘三自’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첫째는 자존심입니다. 젊은이들이 자기 비하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내가 별 볼일 없다. 이렇게 해서 자기 스스로 자신감이 부족한 겁니다. 그 다음에는 자부심이거든요. 자부심은 내가 귀한 게 아니고 내가 처해진 환경에 대한 긍지죠. 내 학교, 내 직장, 내 부모, 내 형제, 내 친구, 여기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단단하고, 난 정말 귀한사람이다, 난 훌륭한 사람이다. 내 주위에 있는 내 환경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자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세 가지만 있으면 무엇이 두렵겠어요?

그런데 앞에서부터 별 볼이 없어지죠. 자기가 그냥 별 볼이 없는 사람이다, 난 왜 이 모양이야, 나는 좋은 학교 못나왔어, 내 부모는 부자가 아닐까, 우린 친척 중에 왜 이렇게 빽 있는 사람이 없어, 이렇게 생각하면 자신감도 없어지는 거죠.





Q 앞으로의 기업 비전은 어떻게 세우고 계시는지요.

A 기업이 어떻게 변해있을지는 제가 지금 퇴근하고 나가다가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저는 5년 뒤, 10년 뒤에 어떨 것이라는 얘기는 말씀을 드릴 수 없을 것 같구요. 사람은 결과를 사람이 책임질 수 없는 것 같아요. 과연 그 결과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느냐, 최선을 다 안했느냐는 그 사람에게 따질 일이에요. 저는 늘 오늘 상황만 최선을 다합니다. 내일 어떤 상황이 돌아오면 그 상황에 대해서 또 최선을 다 할거구요. 그 과정에서 지켜야 될 기업의 비전인 ‘지구 사랑, 사람 사랑’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계속 최선을 다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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