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광계열에 반도체 후공정 라인 일부 임대 추진

강경래 기자, 김병근 기자 2010.03.02 08:25
글자크기

STS반도체에 저사양 패키지 라인 임대..필리핀에 공장 신설 추진

삼성전자 (62,500원 ▼500 -0.79%)가 충남 온양사업장 내 반도체 후공정 설비 일부를 보광 계열사인 STS반도체 (3,605원 0.00%)에 임대 방식으로 넘기는 것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낮은 반도체 후공정의 위탁생산을 확대하면서 STS반도체에 일부 설비를 넘기기로 했고, STS반도체는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장비를 필리핀에 건설을 추진 중인 후공정 공장에 들여 삼성전자의 후공정 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1일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삼성전자가 온양사업장 내 반도체 후공정(테스트앤패키지센터: TP센터) 1개 제조라인에 해당하는 장비들을 STS반도체에 넘기기로 했다"며 "STS반도체는 당초 삼성전자가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던 필리핀 현지부지에 관련 장비를 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멀티칩패키지'(MCP) 등 고사양(하이엔드)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진입장벽이 낮은 '보드온칩'(BOC) 장비 등을 STS반도체에 넘긴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후공정은 원판(웨이퍼) 위에 미세하게 회로를 만드는 전공정 과정을 거친 후 반도체 칩에 에폭시 등으로 포장을 하는 조립과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검사 등을 수행하는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2~3년 전부터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후공정을 외부에 위탁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직접 공장을 건설하는 대신 협력사를 통한 후공정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STS반도체를 포함해 국내 반도체 후공정 협력사 일부에게 필리핀에 진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며 "온양사업장 내 설비 상당량을 중국 쑤저우로 이전하는 등 후공정 독자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후공정도 고사양 제품으로 넘어가다보니 자금이 많이 소요되는데 비용대비 생산성이 낮은 부문부터 협력업체에 맡겨왔고 이번에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후공정 설비를 임대 또는 매각하는 등 여러 방안을 특정 협력사와 협의 중인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사업장은 1991년 11월 12만평의 부지위에 연면적 4만 9000여평에 이르는 생산라인을 준공했으며 현재 5000명 내외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