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도 사교육비 못잡았다" 총액 21.6조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0.02.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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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3.4% 증가,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0.25% 줄어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도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평균 50만원 이상 지출한 학생의 비율이 크게 늘어 사교육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통계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2009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및 교육정책적 효과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21조6259억원으로 전년(20조9095억원)에 비해 3.4% 증가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전년(4.3%)에 비해 둔화됐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대비 3.9%(9000원) 증가한 24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도 전년(5.0%)에 비해 증가세는 둔화됐다.



그러나 2008년 9월 금융위기 발생으로 지난해 한국 경제가 휘청했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 둔화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특히 위기 여파가 심했던 지난해 상반기 사교육비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위기도 국민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46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조900억원 줄었지만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같은 기간 23만2100원에서 24만2200원으로 오히려 1만원 정도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사교육비는 24만1600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0.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는 이에 대해 공교육 경쟁력 강화 정책과 작년 하반기 집중 시행한 불법, 편법 운영학원 단속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월평균 사교육비의 계층별 분포를 살펴보면 월평균 50만원 이상 지출하는 학생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이 특히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사교육비가 20~30만원 미만인 학생의 비율이 2008년 18.7%에서 지난해 18.1%로 줄어드는 등 50만원 미만 구간의 학생 비중은 전년에 비해 거의 대부분 줄었지만 유독 50만원 이상 학생의 비율만 10.9%에서 11.8%로 증가했다.

실제 가구 소득수준별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계층은 학생 1인당 월평균 51만4000원을 지출한 반면, 100만원 미만 계층은 6만1000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맞벌이 가구(24만5000원)보다 아버지만 소득이 있는 가구(26만6000만원)가 사교육비를 더 지출했다.



한편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5.0%로 전년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87.4%), 중학생(74.3%), 고등학생(53.8%) 순으로 높았다. 1주당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은 7.4시간으로 전년대비 0.2시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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