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KB금융 합병하면 시총 3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0.02.2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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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우리금융이 KB금융과 짝지을 경우 삼성전자, 포스코에 이어 시가총액 3위 금융기관이 탄생하게 된다.

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우리금융 (11,900원 0.0%) 민영화 시나리오 가운데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합병하는 방식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합병의 경우 금융기관 덩치가 커져서 되레 민영화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정작 공적자금 회수에는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합병후보는 외형이 비슷한 KB금융 (82,600원 ▲1,300 +1.60%), 그리고 시너지가 큰 하나금융 등 2곳으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 연말 우리금융의 자산규모는 317조9000억원이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316조원, 169조원이다.

우리금융이 이들과 합병할 경우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생기게 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1~3위는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112조9000억원)와 포스코 (369,000원 ▼6,500 -1.73%)(48조3000억원), 현대차 (239,500원 ▲2,500 +1.05%)(25조7000억원)가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한국전력 (20,200원 ▲150 +0.75%)(24조7000억원) 신한지주 (54,900원 ▼1,000 -1.79%)(20조1000억원) KB금융(19조9000억원) 현대중공업 (185,800원 ▲2,500 +1.36%)(17조원) 등이 따르고 있다. 우리금융은 10조9000억원으로 16위다.

우리금융이 KB금융과 손을 잡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가총액이 30조원을 넘는 초대형 금융기관이 되고 현대차는 시총 4위로 밀린다. 경쟁상대인 신한지주와도 큰 격차가 생긴다.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M&A 이슈가 부상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합병시너지가 본격화하면 중장기 주가상승도 예상된다.


우리금융이 시가총액 7조원의 하나금융과 결합하면 증시 영향력은 다소 떨어지나, 한편에선 금융지주사들의 순위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하나' 조합은 시가총액 18조원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시가총액 순위에서 5~7위가 모두 금융지주사로 채워진다.

물론 우리금융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합병에 대한 반대여론 뿐 아니라 자금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주식매수청구권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기관은 합병에 앞서, 이를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을 사줘야 하는데 이 비용이 적어도 3조~4조원 발생한다는 것이다.



2008년 하반기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한 KB금융은 자사주 매입비용 1조원을 포함, 매수청구권 행사에 총 3조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자금을 감안하면 총 4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다는 평가다.

우리금융 민영화에서는 합병대상에도 매수청구권이 행사되기 때문에 부담이 배가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는 주가에 따라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주가가 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높을 경우 매수청구를 하지 않는 주주가 많아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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