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지원, 이번주가 최대 고비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2.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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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의 그리스 지원 결정이 중대 기로에 섰다.

유로존은 사실상 이번주 그리스 구제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정은 다음달 16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내려지겠지만 지원 시기와 지원안은 이번주 구체화될 전망이다.

◇ 유로존과 그리스의 '치킨게임'
문제는 누가 먼저 고개를 숙이느냐이다. 그리스에선 지금 물고물리는 '배짱 대결'이 한창이다.



유로존은 세제 개혁, 공무원 임금 삭감 등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노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의 지원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그리스가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질 경우, 유로존 전체 경제 역시 성장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에 그리스는 유로존이 끝까지 자신을 외면하진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책연구소인 유럽정책연구센터의 책임자 다니엘 그로스는 22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역내 신용시장에 상당한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리스가 유로존보다 좀 더 배짱을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설 수 있다고 전했다.

◇ 최후의 보루 'IMF'
그리스의 디폴트는 역내 신용시장을 일순간에 패닉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 이는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나머지 'PIGS'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남부유럽발 디폴트 폭풍은 유럽 전체의 신용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인 그리스는 또 유로존 대신 IMF에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유럽정책연구센터의 제이콥 폰 바이츠재커는 "(이 때문에) 유로존이 그리스 압박 수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은 현재 GDP 대비 12.7% 수준인 그리스의 재정적자를 2012년까지 3%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는 이 같은 유로존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여겨질 경우, 언제든 유로존이 아닌 IMF에 손을 벌릴 수 있다.

유로존 역시 이를 의식, IMF의 도움은 기술적 자문에 그칠 것이라면서 그리스 문제의 역내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신용위기 동안 IMF가 헝가리, 라트비아 등에 비교적 관대한 조건의 구제금융을 지원했던 전례를 볼 때 그리스가 유로존 대신 IMF를 파트너로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 이번주가 고비
우선 그리스는 주중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국채 발행 성공 여부는 그리스의 신용 회복에 대한 국제 신용시장의 평가나 다름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채 발행 규모는 30억~50억유로(40억~67억 달러), 발행 방식은 신디케이트론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오는 4월과 5월 200억유로 규모 국채의 만기를 연장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리스 정부가 올해 국채를 상환하기 위해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530억달러로 추산된다.



한편 EU 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자문팀과 함께 22일부터 그리스를 직접 방문, 그리스의 재정적자 축소 노력을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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