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당분간 M&A 안한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0.02.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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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욱 사장 "해양플랜트 사업 확대"

현대重 "당분간 M&A 안한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 현대중공업 (156,700원 ▼500 -0.32%)이 당분간 M&A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병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23일 오전 대우인터내셔널과의 미얀마 가스전 개발 서명식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에 탐나는 매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M&A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현대종합상사 인수에 성공하는 등 대형 M&A에 단골손님처럼 이름이 오르내렸던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휴업'을 선언한 셈이다.

오 사장이 M&A 의사가 없음을 강조한 것은 인수합병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는 6월 국내 법원의 최종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 소유 현대오일뱅크 지분 70% 인수에 대비한 자금도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지분 인수에만 2조5000억 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추가 투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오 사장은 해외에 대규모 투자한 조선업체들이 대체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해외 투자는 당분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중순 조선업 호황을 맞아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잇따라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STX와 한진중공업은 각각 중국과 필리핀에 대단위 조선소를 건설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중국에 블록공장을 건설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외 투자를 지양하고 국내 사업에만 주력해 왔다.


조선과 함께 그룹의 주력인 해상플랜트 사업에 대한 확대 의지는 강하게 나타냈다. 오 사장은 "오늘 대우인터내셔널과 최종 계약한 미얀마 가스전 개발 역시 해양플랜트 사업을 확대시키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라며 "주력은 조선이지만 조선시장 성장이 몇 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상플랜트에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주에 성공한 초대형 원통형 부유식원유시추저장설비(FPSO) 설계기술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오 사장은 "최근 수주한 북해 골리앗 유전 FPSO는 원통형 중에는 세계 최초로 초대형(100만 배럴 이상급) 규모를 구현한 것"이라며 "전세계에서 우리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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