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량 건설사 회사채 발행, 봄볕 드나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0.02.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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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차환발행 속속…미분양 우발채무 위험은 여전

분양시장 한파에 금융위기까지 겹쳐 잔뜩 움츠렸던 비우량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시장에 봄볕이 들 조짐이다.

22일 채권시장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라건설 (2,615원 ▲35 +1.36%)은 다음달 5일 2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한 데 이어 올 들어 2번째다.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7.7%대로 정해질 전망이다. 한라건설의 신용등급(BBB+)과 같은 회사채 유통금리와 비교하면 0.23%포인트나 낮은 수준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라건설은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만기 도래한 회사채의 상환과 차입금을 갚는 데 쓸 예정이다.

코오롱건설 (10,200원 ▲50 +0.49%)은 오는 25일 회사채 1300억원을 발행한다. 이 중 만기 750억원을 금리 8.50%에 만기 1년6개월짜리로 발행하고, 550억원을 2년 만기 금리 8.90%로 내놓는다.



지난 19일 BBB+인 한신공영도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했다.

코오롱건설 회사채 발행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고금리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적은 곳을 선별해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으로 인한 유동성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건설사의 수도권 사업장의 1년 이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비중은 48.8%인 반면 지방의 경우 63.3%에 이른다. 중·소형 건설사의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 위험이 가시지 않았다.

또 회사채 만기가 1분기에 적잖이 몰려 있는 것도 부담이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건설사의 회사채 규모는 7조원 수준으로 이 중 1분기 안에 약 2조원이 몰린다. 특히 지난해 말 건설사의 기업어음(CP) 잔액(PF, 자산유동화어음(ABCP) 포함)은 18조4조원으로 이 중 30%를 B등급 건설사에서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후 건설사의 리스크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분양시장의 한파로 인해 자금 흐름이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길기모 신한금융투자 크레디트(신용) 애널리스트는 "비우량 건설사의 경우 현금 흐름이 부진하고 신규대출이 원활하지 못한 가운데 PF 대출의 만기연장을 원활히 하더라도 회사채와 CP의 만기 상환 부담이 있다"며 "새해 들어 건설사에 우려가 높아진 원인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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