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가 정유 및 석유화학공장의 '정기보수(Turn Around)' 현장을 표현한 말이다.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유화공장을 완전히 멈춘 뒤 작업을 해야 하는 '정기보수'의 어려움이 그대로 전해온다.
통상 나프타분해(NCC) 공장은 4년, 정유공장은 2년 주기로 실시하며, 보수기간은 공장에 따라 다르지만 NCC·정유공장의 경우 30~40일이 소요된다. 대부분 4~5월, 9∼10월경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그 규모에 따라 지역 내 수요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 세계 수급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정유사 관계자도 "정기보수 작업은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보통 1년 전부터 치밀한 사전 준비와 계획을 세워 효율적으로 추진한다"며 "공장을 끈 상태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작업을 선별하고 공정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설 개조나 증설 계획도 사전에 세부적으로 수립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의 경우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5개국 18곳의 생산기업에서 100만톤(석유화학산업의 대표적인 기초 유분인 에틸렌 기준) 규모의 설비가 가동 중단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업체는 다음달 초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LG화학 (316,500원 ▼3,000 -0.94%)을 비롯해 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 여천NCC, 대한유화 (96,300원 ▲100 +0.10%) 등이 NCC 설비 가동 중단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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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기보수는 왜 할까. 유화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및 정유설비는 고온과 고압 등 가혹한 조건에서 운전되고 있어 일정시간이 지나면 가열되기 쉽고 운전 중 가열된 부분이 파손되면 화재·폭발 등의 사고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정기보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비의 운전효율을 높이고 돌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이 강하지만 공장 가동 중엔 불가능했던 신규투자나 공정개선을 정기보수 기간 중 실시해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