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 사실이 아닐 뿐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 같은 간접화법 속에 출마 여부에 대한 이 위원장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의지와 현실 사이…"= 이재오 위원장은 취임 이후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200여 곳이 넘는 전국 곳곳의 민원현장을 누비며 '민원해결사=이재오'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당이란 울타리를 넘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음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여권이 세종시를 놓고 친이(친이명박)-친박간 치열한 대결로 분열되고 있는 가운데 '해결사 이재오'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이 단순 봉합이나 막판 대타협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차제에 이 위원장의 정계복귀를 계기로 돌파구를 뚫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현재 출마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마 이후 이득과 손실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총선에서 뼈아픈 낙선을 겪은 터라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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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결정…깊어지는 고민= 그의 정계 복귀는 여러 변수로 둘러싸여 있다. 무엇보다 재선거 출마시 성공 여부다. 친박 입장에서 그는 '공공의 적'이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그의 출마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해 놓았다.
또 친이 내부에서도 그의 정계 복귀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최고 실세라는 중량감이 오히려 악재인 셈이다. 그가 정계복귀 뒤 당권까지 거머쥐는 상황을 꺼려하는 세력이 만만찮다는 얘기다.
이재오계에 대한 견제가 이를 말해준다. 안상수 원내대표,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등 전진 배치된 측근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장광근 전 사무총장의 교체 등에서 나타나듯 견제 움직임이 만만찮다. 차기 당권은 2012년 총선 공천권과 대선 경선과 맞물려 있다. 그만큼 여당내 계파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야당은 은평을 재선거에서 이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이를 정조준할 태세다. 친박 인물이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민주당에서도 거물급 인물을 전략 공천해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야권 입장에서 실세 중 실세인 이 위원장을 무너뜨리는 일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