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재오 위원장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10.02.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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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의 정계복귀=정치지형 변화의 기폭제

'의지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재오 위원장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사진 오른쪽)이 18일 여의도 정계 복귀를 향한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일부 언론의 불출마(서울 은평을 재선거)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즉각 반응했다.

하지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 사실이 아닐 뿐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 같은 간접화법 속에 출마 여부에 대한 이 위원장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이 위원장의 정계 복귀는 그 자신의 문제를 넘어 여의도 정치지형의 변화로 이어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 정치적 중량감, 지용(知勇)을 겸비한 능력, 친박(친박근혜)계와의 악연 등을 감안할 때 그의 복귀는 대형사건일 수밖에 없다.

◇"의지와 현실 사이…"= 이재오 위원장은 취임 이후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200여 곳이 넘는 전국 곳곳의 민원현장을 누비며 '민원해결사=이재오'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당이란 울타리를 넘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음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절치부심한 이재오 위원장이 7월 은평을 재선거에서 복귀전을 치른 뒤 곧이어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여권이 세종시를 놓고 친이(친이명박)-친박간 치열한 대결로 분열되고 있는 가운데 '해결사 이재오'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 상황이 단순 봉합이나 막판 대타협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차제에 이 위원장의 정계복귀를 계기로 돌파구를 뚫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현재 출마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마 이후 이득과 손실 사이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총선에서 뼈아픈 낙선을 겪은 터라 더욱 그렇다.


◇쉽지 않은 결정…깊어지는 고민= 그의 정계 복귀는 여러 변수로 둘러싸여 있다. 무엇보다 재선거 출마시 성공 여부다. 친박 입장에서 그는 '공공의 적'이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그의 출마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해 놓았다.

또 친이 내부에서도 그의 정계 복귀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 최고 실세라는 중량감이 오히려 악재인 셈이다. 그가 정계복귀 뒤 당권까지 거머쥐는 상황을 꺼려하는 세력이 만만찮다는 얘기다.



이재오계에 대한 견제가 이를 말해준다. 안상수 원내대표,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등 전진 배치된 측근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하지만 장광근 전 사무총장의 교체 등에서 나타나듯 견제 움직임이 만만찮다. 차기 당권은 2012년 총선 공천권과 대선 경선과 맞물려 있다. 그만큼 여당내 계파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야당은 은평을 재선거에서 이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이를 정조준할 태세다. 친박 인물이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민주당에서도 거물급 인물을 전략 공천해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야권 입장에서 실세 중 실세인 이 위원장을 무너뜨리는 일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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