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약발 떨어졌나 '지분매각=호재' 옛말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0.02.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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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이슈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이 무척 둔해졌다. 최대주주 등 지분매각 방침이 전해져도 주가는 무덤덤하다.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호재가 반복되자, 투자자들도 일종의 '불감증'이 생긴 셈이다.

16일 증시에서 외환은행 (0원 %)은 보합세(1만2700원)으로 마감했다.



외환은행은 최근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지분매각 선언이라는 호재가 있었으나, 주가에는 무덤덤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론스타가 오랫동안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으나 구체적인 성과가 없자 속칭 "약발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독일 베를린의 `슈퍼 리턴` 컨퍼런스에서 "6개월 안에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외환은행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1일 150원 올랐던 주가(종가기준)는 12일 되레 250원 하락해 끝났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론스타의 지분매각 가능성만 거론돼도 주가가 출렁였으나, 최근에는 움직임이 없다"며 "오랫동안 M&A이슈가 계속되다보니 투자자들이 익숙해진 게 배경인 듯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236,000원 ▲4,000 +1.72%)우리금융 (11,900원 0.0%) 주가도 이슈에 둔감해졌다. 당분간 M&A가 녹록치 않다는 시각이 많아서다. 정작 주가는 채권단과 예금보험공사의 소수 지분 매각이라는 '유동성 이슈'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대우인터내셔널 (57,400원 ▼200 -0.35%), 현대건설 (32,200원 0.00%), SK네트웍스 (4,690원 ▼110 -2.29%), 대우조선해양 (30,050원 ▼1,050 -3.38%), 현대상사 (21,450원 ▼550 -2.50%) 등의 주가도 과거와 무척 다른 움직임이다. 매각주간사 선정소식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던 것은 '옛 말'이 됐다..


이에 반해 M&A 이슈가 다시 점화된 대우건설 (3,690원 ▼45 -1.20%)은 무척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550원, 5.1% 상승한 1만12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는 TR아메리카가 대우건설 인수를 재추진하려 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M&A 이슈가 아직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TR아메리카는 지난해 하반기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으나, 투자자금 유치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었다. TR아메리카는 그러나 최근 채권단 등에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을 다시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TR아메리카의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은 "두고 봐야한다"는 신중론이 적잖다. 무엇보다 TR아메리카가 인수자금을 확보했는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도 신중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연말까지 풋백옵션을 해결하기 위해 대우건설 인수후보들에게 매달려야 했다. 인수후보가 협상 주도권을 쥐는 매수자 우위의 시장(buyer's market)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금호그룹이 아니라 산은 등 채권단이 매각주체가 됐다. 대우건설을 무리해 팔지 않아도 된다. TR아메리카에 보다 까다로운 조건이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채권단 관계자는 "TR아메리카가 제시하는 인수가격과 조건이 맞으면 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다"면서도 "무리하게 일정을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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