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문학의 신비로운 만남

머니투데이 2010.02.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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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교양강좌]라파엘전파와 영문학

강물 위에 누워 있는 양 죽음을 맞이하는 오필리아, 관능적인 로세티 여인, 청초한 물속의 님프들.

누구나 한 번쯤 어딘가에서 봤음직한 그림들이다. 각각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Dante Gabriel Rossetti),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의 작품이다. 이 화가들의 공통점은 '라파엘전파'라는 것. 감미로운 미술 작품과 함께 일상적이면서도 문학적인 세계에 빠져들고 싶다면 이택광 교수의 강좌 <라파엘전파와 영문학>을 들어볼 만하다.

'라파엘전파'란 로열아카데미 화풍에 반발해 영국의 젊은 화가들이 1848년에 결성한 단체다. 르네상스 이전으로의 회귀를 표방하고 나선 이 화파는 시대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그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은 예술이 일상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인상파와 같지만, 산업화된 일상이 아닌 산업화 이전의 유토피아적 일상을 담아내고자 했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이들은 영국의 중세적 상상력에 기반한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상당히 디테일한 세부 묘사가 특징으로 꼽힌다.



이번 강좌는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문학 텍스트와 비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미술에 관심과 조예가 깊은 이 교수는 아름다운 작품들과 셰익스피어의 희곡, 키츠의 시를 함께 소개한다. 실제로 라파엘전파가 그린 일상은 풍부한 상징을 담고 있으며, 제인 오스틴과 같은 당대 문학적 리얼리즘과 연결된다. 여기서는 밀레이의 정밀하면서도 일상적인 세부 묘사와 화려한 색채 구사, 헌트의 종교적이면서도 경건한 소재와 주제, 신화나 영시 등에서 소재를 취해 신고전주의적 기법을 선사한 워터하우스의 작품 등이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림 이미지에 도상학적이고 미학적인 해석이 가미된다. 또한 라파엘전파가 기존 화풍과 다른 방식을 차용해 종교적이고 신화적인 주제를 어떻게 일상적으로 그려냈는지도 알 수 있다.



강좌는 '사진술- 그림을 만나다', '문자와 그림', '거울과 창문', '일상의 미학' 등 총 8개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각 커리큘럼을 통해 19세기 영국의 미학운동을 이끌었던 라파엘전파와 영문학의 관계 속에서 근대사회 문화를 바라보는 코드 체계가 어떤 원리로 구성됐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택광 교수는 부산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철학 석사학위, 영국 셰필드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경희대학교 영미문화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해리포터, 청바지를 입은 마법사>(2002), <프레드락 제임슨>(2002)이 있으며, 저서로는 <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2008),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2007),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2002) 등 다수가 있다.

강좌 바로가기 : 이택광 교수/ 라파엘전파와 영문학
<기사 및 동영상 강좌 제공 : ㈜교양과행복(www.evered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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