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희망 'C200', "출시 연기"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02.16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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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부족으로 자동변속기 도입 못해… 내수판매는 물론 매각작업에도 악영향 미칠듯

↑작년 서울모터쇼에 공개된 쌍용차의 소형SUV 'C200' 콘셉트카↑작년 서울모터쇼에 공개된 쌍용차의 소형SUV 'C200' 콘셉트카


쌍용자동차가 오는 6월 내놓을 예정이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200'(프로젝트명)의 출시를 올 하반기로 연기하기로 했다.

쌍용차 부활의 상징으로 꼽혀온 C200의 출시가 연기됨에 따라 내수 판매 4만대 달성은 물론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C200 출시 예정일을 불과 넉 달 앞둔 현재까지도 신차에 탑재될 자동변속기를 도입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호주의 변속기 업체인 DSI사에서 개발한 자동변속기를 들여올 계획이지만 DSI측이 요구한 가격을 맞추지 못해 도입계약이 미뤄지고 있다.



쌍용차 종합기술연구소 관계자는 "DSI측이 도입가격을 처음보다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최종합의를 못했다"며 "내부적으로는 당초 계획보다는 두 달 이상 출시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C200을 생산하게 될 평택공장 1라인 공사를 마무리하고 생산준비에 들어간 상태지만 자동변속기 문제로 양산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쌍용차는 급한 대로 우선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C200을 출시하고 자동변속기 모델을 추후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내수시장에서 자동변속기 차량 구매비율이 95%를 넘는 상황에서 수동변속기 모델만을 내놓는 것은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제품 이미지만 손상을 입을 것으로 판단해 결국 출시날짜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체 판매 차량중 중형차 이상은 99%, 소형차도 90% 이상이 자동변속기차 인만큼 수동변속기 모델만 내놓게 되면 판매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쌍용차는 작년에도 DSI가 경영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동변속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DSI는 이후 중국 2위의 자동차 업체인 지리자동차(吉利,Geely)에 인수돼 현재는 정상적인 개발 및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현재 C200 출시를 위해서 자동변속기 도입자금 등 1000억원 안팎의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지만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이 늦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자구책으로 이달 초 이달 초 경기 평택 포승공단내 토지 13만548㎡(4만여평)와 창원공장기숙사로 활용돼온 아파트 등을 매각해 자금마련에 나섰지만 창원의 아파트만 30억 안팎에 매각됐을 뿐 최저공매가격이 593억원인 포승공단은 매각에 실패했다. 최종 공시되진 않았지만 작년 적자도 3600억원에 달해 내부 현금도 거의 없는 상태다.

박영태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이 미뤄지면서 C200 출시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C200은 쌍용차 부활의 상징 인만큼 정상적인 출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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