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위원장 현장방문 '조심조심'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02.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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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선거용' 오해받을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1일 전남 광양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을 방문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입주업체 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1일 전남 광양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을 방문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입주업체 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6.2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행보가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전국을 돌며 민원인을 접촉하는 것이 자칫 '선거 지원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민원 현장 방문에 앞서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30일 취임한 이래 1일 1현장 방문 원칙을 지키고 있다. 11일 전국에 눈과 비가 내리는 중에도 전남 순천시 연향동을 방문해 도로·육교 설치 관련 민원을 해결하고 인근 광양시로 이동해 주민들로부터 부두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12일에는 서울 영천동 재래시장과 아현동 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제수용품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독거노인 등에게 위문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권익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이 위원장이 방문하게 해 달라"는 청탁이 끊이지 않는다. 선거를 준비하는 이들로서는 '거물'인 이 위원장을 초청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



여기에 지역의 해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지역 사안이 중앙 언론에 노출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그야말로 '1석 3조'다.

현장 방문 때 이 위원장의 인기는 인기 연예인을 뺨칠 정도다. 민원 현장에서 지역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다 다음 일정을 위해 타야 하는 기차를 놓칠뻔 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다시 뵌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고.
↑이재오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전북 익산시청에서 익산시 평화동 제일아파트 주민들의 철도소음 방음벽의 높이조정 민원을 합의한 후 민원인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이재오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전북 익산시청에서 익산시 평화동 제일아파트 주민들의 철도소음 방음벽의 높이조정 민원을 합의한 후 민원인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권익위 홈페이지 '위원장과의 대화' 코너에 올라오는 민원인들의 글도 이 위원장 취임 전 월 30여 건에서 최근에는 360여 건으로 12배나 늘었다는 것이 권익위 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자칫 이 위원장의 행보가 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인근 밀양 지역을 방문했다 야당으로부터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이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의 현장 방문은 권익위 법무보좌관실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없는지 검토한 뒤 이뤄진다. 현재 권익위에는 부장검사급을 포함해 검사 3명이 법무부에서 파견돼 법무보좌관·법률자문관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특히 지방선거전에 들어가면서 보다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기자들이 질문을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절 대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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