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사람들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요?
![↑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사진 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은행 긴급 간담회를 마친 뒤 후속조치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명근 기자](https://thumb.mt.co.kr/06/2010/02/2010020910422427292_1.jpg/dims/optimize/)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특히 그랬습니다. 그는 지난해 7월 박삼구 명예회장의 그룹 운영에 반대하다가 금호석화 회장에서 해임된 뒤 경영에서 배제된 상태였습니다.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이번 힘겨루기에서 실리를 챙긴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전 재산 출연이라는 아픔이 있었지만, 잃었던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되찾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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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전 회장은 그동안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금호그룹이 망가지게 된 것은 박삼구 명예회장의 무리한 욕심(대우건설 인수) 때문인데 자기가 속죄양이 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런 억울함을 내세우며 사재출연 없이 경영복귀를 꿈꿔왔습니다. 그가 지난 5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무기로 경영복귀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시도는 민 회장의 강력한 역습을 받았고, 살고 있는 집 외의 모든 재산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자는 이것을 빗대 '혹을 떼려다 오히려 더 붙였다'고 합니다만, 금호석유화학 경영권을 되찾은 실리를 생각한다면 비용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삼구 명예회장의 손익은 아직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금호타이어 경영을 맡게 됐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 등은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채권단은 일단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을 채권단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들 기업이 정상화 된 이후 경영권은 박삼구 명예회장에게 넘어갈 공산이 커 박삼구 명예회장도 실리를 챙길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구조조정의 고통도 뒤따를 것입니다.
또 '형제의 난'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까지 박찬구 회장을 해임했지만, 외부의 힘에 의해 복권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은 견디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번 금호그룹 사태에서 금호 직원들과 협력업체는 상처만 입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다행히 곧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자금이 지원될 예정입니다. 얻는 것 없이 잃기만 한 금호그룹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며칠 앞둔 설을 앞두고 얼굴을 활짝 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