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약 400개 이상의 아파트 브랜드가 있다. 그런데 이 많은 아파트 브랜드들을 모아놓고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극히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 브랜드가 연합브랜드 형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합브랜드란 2개 혹은 그 이상의 브랜드들이 합쳐져서 사용되는 브랜드를 일컫는다. 예컨대 '삼성 래미안'은 '삼성'이라는 기업브랜드와 '래미안'이라는 제품브랜드가 합쳐진 연합브랜드다. 광고나 각종 홍보물, 아파트 건물에서 우리는 늘 '삼성 래미안'이란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풍천건설(가칭)에서 지은 아파트, '풍천 렉스빌'과 같은 경우가 문제다. 풍천이라는 기업브랜드가 붙어서 도움될 일이 전혀 없다. 풍천의 인지도도 없고 아무런 이미지도 없다. 커뮤니케이션 요소만 복잡하게 만들고, 다른 유명기업명과 대비돼 경쟁력이 약화되기까지 한다. 아마도 이 아파트의 주민들은 건물에서 렉스빌만 남기고 풍천이란 글자는 제발 떼어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양시점에 브랜드가 마음에 걸려서 고개를 돌렸던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보증브랜드는 기본적으로 파워브랜드여야 한다. 그리고 해당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상식적인 것이다. 풍천건설의 경우라면 '풍천 렉스빌'이라는 연합브랜드 대신에 '렉스빌'이라는 개별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증브랜드의 도움을 받을 형편이 아니라면 억지로 연합브랜드를 만들 것이 아니라, 개별브랜드를 활용하면서 렉스빌만의 특별한 장점이나 차별점을 강조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400개가 넘는 아파트 브랜드 중에서 연합브랜드 전략이 옳았던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 브랜드야. 브랜드 없이는 분양도 안되고 제값을 받을 수도 없으니 우리도 멋진 브랜드를 만들자. 어떻게 만들까. 삼성 래미안, 대우 푸르지오, SK 뷰, 대림 e편한세상, 저런 식으로 만들면 되겠군." 혹시 남들 하는 것을 보고 무심코 따라서 하다 보니 그들과 동일한 패턴의 연합브랜드가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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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의 브랜드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흉내만 내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기업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대단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 엄청난 광고비를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과 그와 다른 조건의 기업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은 달라야 한다.
"남들이 저렇게 하니까 성공하더라,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식이 되면 브랜드의 성공확률은 희박해진다. 브랜드로 성공하려면, 기업 스스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전략을 모색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