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프리우스 분해 "어, 센서가 왜 1개뿐?"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박종진 기자 2010.02.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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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페달 업체들 긴급 점검… 토요타 리콜차량 센서 1개뿐, 통상 2~3개

현대·기아차 (123,100원 ▼500 -0.40%)와 페달관련 납품업체들은 토요타 리콜 발표 직후 긴급 점검회의를 가졌다. 혹시 현대·기아차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토요타 '프리우스’와 '캠리' 등 리콜 대상 차종의 구동 및 제어장치를 직접 분해해본 결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가 1개뿐이었다. 통상 오작동에 대비, 2~3개의 센서를 장착해야 하는데 토요타는 1개만 장착돼 있었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9일 "토요타의 차량을 분해해 본 결과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가 하나 밖에 장착돼 있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며 "국산차의 경우 센서가 오류를 일으킬 때를 대비해 보통 2~3개의 센서를 장착한다"고 밝혔다.

캠리 하이브리드.캠리 하이브리드.


이 관계자는 "(토요타가) 더 우수한 성능의 센서를 장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센서가 1개라는 점에 모두 놀랐다"며 "많은 이들이 문제의 원인이 여기에 있을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 개발된 차량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압력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전자제어장치(ECU)에 장착된 센서에 전달된다. ECU는 이를 토대로 엔진 출력을 높이거나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게 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이 유선으로 연결돼 있었지만 최근 차량들은 이를 무선신호로 ECU에 전달하게 된다"며 "센서는 이 무선신호를 ECU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켜 ECU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되면 차량 급발진이나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상황이 오게 되는 셈이다.


김 교수는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연비가 약 5% 정도 좋아졌지만 이번 토요타 사태로 자동차 업체들이 전자식 장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연비와 안전성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속페달이나 엔진의 스로틀 밸브 등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들에는 2개씩 센서가 있어 행여 하나가 오작동을 일으켜도 상관없다”며 “2개가 다 오류를 일으켜도 중앙 제어장치가 순간 서로 상관관계를 보고 판단,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품업체 관계자는 "센서가 1개일 경우 아무래도 오작동 확률이 높다"며 "원가절감을 위해 센서를 줄인 것이 최근 리콜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타 리콜사태의 원인을 부품공용화와 해외공장 생산 체제 등 일본 산업시스템의 변화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적 측면보다는 전체 산업적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다행히 현대차 (274,000원 ▲1,500 +0.55%)는 2000년대 이후 전략을 수정해 토요타와 시스템이 다르다"며 "모듈화(기능별로 부품을 조립·관리하는 방식)에 따라 1차적으로 부품업체에서 품질 검사가 이뤄지고 이후 조립 단계에서 품질 검증이 한차례 이상 더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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