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금호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은 박 회장 등의 지분을 담보로 받되, 경영권은 그대로 두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그룹에서 오너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오너들이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권을 넘길 경우에도 경영권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그러나 채권단의 자금압박이 이어질 경우 워크아웃을 신청한 금호산업 (3,825원 ▼50 -1.29%)과 금호타이어 (6,390원 ▼190 -2.89%)를 비롯해 전체 계열사에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과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호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이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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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과 그간 여러 방향으로 타협안을 논의해 왔으나, 시각차이가 커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최종적으론 박삼구 회장 등 기업주들이 그룹 전체를 살리기 위해 보유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주식은 총 177만여주로 지분율은 62.3%으로 시가로는 2500억원 가량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취대주주로, 그룹 지주사의 역할을 해 왔다.
금호그룹은 이날 오후 2시30분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채권단과 대주주간 긴급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는 오후 4시 열린다.
한편 금호그룹은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맡았던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에 앞서 지배구조를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연말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산업에서 아시아나항공 주식 12.7%를 취득, 그룹 지주사가 금호산업에서 금호석유화학으로 사실상 바뀌었다. 이 밖에 계열사간 기업어음(CP) 매매 등을 통해 부채를 금호산업으로 이전했다는 의혹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