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층도 '찬밥'된 청라아파트 "왜?"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2.0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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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전 웃돈 수천만원 '로열(Royal)층', 지금은 화나고 열받는 '노열(怒熱)층'

로열층도 '찬밥'된 청라아파트 "왜?"



- 팔 사람 웃돈챙겨 떠나고 청약 선호도 송도에 밀려
- 高분양가 감수한 당첨자 "비전없다" 계약포기 속출


'청라지구 로열층 잔여가구 특별 분양 중', '양도세 면제, 회사보유분 선착순 분양'



지난해 청라지구에 청약해 번번이 떨어진 김 모씨는 최근 이같은 문자를 받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평균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좋은 층에 당첨됐는데도 계약을 포기한 사람이 있다는 게 이상해서다. 게다가 분양한지 두 달이 지나도록 로열층 미계약분이 남아있어 계약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프리미엄 불확실…"로열층도 계약포기"=지난해 말 평균 3.3대1~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청라지구에 미계약 물량이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청약접수를 받은 청라제일풍경채, 청라푸르지오, 청라 더샾 레이크파크, 청라 우미린 스트라우스 등은 저층 뿐 아니라 청약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고층도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들은 계약금 조건을 완화하고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동원해 '미계약 털기'에 나섰다. 청라푸르지오는 계약금 20%에서 10%로 낮췄고 청라 우미린 스트라우스도 계약금 10%에서 5%로 하향조정했다. 계약시 5%를 입금하고 오는 8월 나머지 5%를 납입하면 된다.

하지만 실제 계약이 활발히 이뤄지진 않는 분위기다. 양도세 면제혜택 종료를 코앞에 뒀지만 계약보다 문의만 많다. 청라푸르지오 분양 담당자는 "인기 주택형인 9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주말동안 30층, 45층 등이 계약되고 10층 내외가 남았다"며 "114~139㎡는 20층 이상도 일부가 남아 동·호수를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라 우미린 스트라우스도 101㎡는 20층대, 125㎡는 18~19층 등이 남아있다.

◇아까운 청약통장, 도대체 왜 썼나?=청약가점이 높은 통장을 버리면서까지 계약을 포기하는 이유는 청라의 초기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인천시 경서동 S공인관계자는 "전매제한이 풀린 청라자이 분양권은 조망 좋은 곳의 프리미엄이 7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있고 찾는 사람도, 거래도 없다"며 "팔 사람은 웃돈을 받고 팔고 나갔고 더 이상 손바뀜이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최근 청라지구의 경쟁률도 예전만 못하고 계약률도 떨어지고 있다"며 "전매규제가 짧아 당첨만 되면 웃돈 몇쳔만원 얹어 팔려고 청약했다가 거래가 안될 것 같으니까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청약자들이 지난달 말 분양한 송도로 몰린 것도 미계약분이 소진되지 않는 요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인천청약통장 3만여 개가 청라보다 투자열기가 높은 송도로 몰렸다"며 "청라 아파트에 예비 당첨된 사람들도 우선 송도에 청약하고 청라는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4순위나 미계약분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분양됐던 아파트의 경우 초고층 랜드마크, 주상복합 등으로 분양가가 비싸 계약금 부담이 큰 것도 계약포기의 원인으로 꼽혔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중대형 평형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올해부터 전매제한이 풀린 청라 분양권이 대거 공급돼 청라 약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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