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내일 금강산·개성관관 실무회담(상보)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02.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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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8일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 회담을 개성에서 갖는다. 관광 재개를 위해 남북 당국자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년 9개월여 만이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수석대표인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과 이천세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박태영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장 등 우리 측 회담 대표 3명은 회담에 참여하기 위해 8일 오전 육로로 방북한다.



북 측에서는 강용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를 단장으로, 주광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책임부원과 리경진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과장이 회담대표로 나선다.

앞서 남북은 지난 5일 판문점을 통해 이 같은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북한 대표단에 관광객 신변 보장을 논의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당국자'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는 북 측이 보내온 회담 대표 명단 중 리경진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과장이 북한 내각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책임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담은 개성공단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리며 우리 측 대표단은 회담을 마치고 저녁 늦게 육로로 귀환할 예정이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이 피살되면서 중단됐다. 개성관광은 같은 해 12월 중단됐다.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금강산·개성 관광을 재개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약속,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대 조건'이 충족돼야 관광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현재까지 당국간 관광 재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북측은 지난해에도 11월 금강산을 방문한 현정은 회장에게 "관광 재개를 위해 당국간 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남측 당국에 전달해 달라"고 밝혔지만 통일부는 "사업자간 협의를 공식 회담 제의로 볼 수 없다"며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북 측이 지난달 14일 남한 정부에 공색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접촉을 제안해 이번 회담이 이뤄지게 됐다.

양 측은 그간 우리 정부가 북측에 요구해 온 '3대 조건'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양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추후 논의를 이어가자는 선에서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부 관계자는 "피살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북 측이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제도나 장치를 보완하는 한편 관광객의 신변 안전 보장을 약속해야 관광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한번 회담으로 관광 재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관광 재개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논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또 이미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위원장이 금강산 광광 사업 재개 원칙에 합의한 만큼 북측에서 남측의 요구에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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