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앱스토어 '대박의 꿈'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0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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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앱스토어 '대박의 꿈'


"일주일만에 1000만원을 벌었습니다"

20대 후반의 한 청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를 풀어갔다. 지난해 말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 한 명과 함께 아이폰용 게임을 개발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는 내용이었다. 개발기간은 고작 2주. 누구나 귀를 쫑긋 할 수밖에 없는 '대박 신화'였던 셈이다.

최근 앱스토어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다. 열린 장터라는 말 그대로 앱스토어는 누구나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판매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일정 금액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손쉽게 자신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아이디어 하나로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자신의 전문분야를 바꾸는 개발자들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학원은 정규 과목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주어진 업무 외에 '몰래 알바'를 하려는 개발자도 있어 기존 모바일 업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앱스토어 열풍이 가져온 변화다.

그러나 우려의 시각 역시 만만치 않다. 언론 등에서 소개되고 있는 대박 신화는 말 그대로 일부 사례일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일주일에 1000만원을 벌었다는 청년도 "앱스토어가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제품을 내놓는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며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앱스토어 대박 신화를 쫓아가다 실패를 맛 본 사람들은 적지 않다.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창업을 했다가 사무실 비용마저 제대로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일부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앱스토어는 로또 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운칠기삼', 실력보다는 운이 더 좌우한다는 논리에서다.

물론 앱스토어는 기존 유통 질서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명적 시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자신도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무엇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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