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건설사, 외형은 컸지만 실속은 '글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2.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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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증가 불구 영업이익 대부분 감소…GS건설, 그나마 실속도 챙겨 눈길

- 대우·대림, 3분기이후 영업익 대폭 향상..올해 기대해 볼만

지난해 플랜트 등 해외건설 수주 급증으로 '빅5' 대형건설사들의 매출 실적이 좋아졌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국내 주택사업 등이 침체기를 겪어온데다 업체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토목 등 원가율이 높은 사업에 다수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감독원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건설 (31,700원 ▼350 -1.09%)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7.6% 늘어난 9조2785억원을 기록, 업계 최초로 9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중동 대형 플랜트 수주로 해외부문 매출액이 대폭 늘어났고 국내에선 사회간접자본(SOC) 부문 수주가 증가한 점이 작용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18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5%로 전년(6.6%)에 비해 2.1%포인트 떨어졌다. 일부 공사의 일시적 매출 원가율 상승 때문이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대우건설 (3,700원 ▼25 -0.67%)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7.9% 늘어난 7조974억원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0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6.2%가 급감한 2195억원으로 '빅5' 중 가장 낮다. 영업이익률도 전년대비 2.1%포인트나 줄어든 3.1%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택부문 수익률이 악화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토목부문 원가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빅5'건설사, 외형은 컸지만 실속은 '글쎄'


대림산업 (58,600원 ▼100 -0.17%) 건설부문(석유화학부문 제외)도 사정은 마찬가지. 토목·해외사업 수주량 증가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9.4% 늘어난 5조4185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246억원으로 10.8% 감소했다.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부가 없는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건설부문은 특히 실적이 저조했다. 매출은 6조10억원으로 전년대비 11.4% 줄었고 영업이익도 29.2%나 급감한 2331억원에 머물렀다. 해외 수주실적과 국내 주택 부문 실적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빅5 가운데선 GS건설 (15,050원 ▲30 +0.20%)이 외형 성장과 실속을 고르게 챙겼다는 평가다. 지난해 GS건설은 해외 대형 플랜트를 대거 수주하면서 매출 7조3811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7조원 대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액 증가와 판관비 감소로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8.73% 늘어난 56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7.69%로 전년보다 0.72%포인트 올랐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올 한해 기대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박형진 연구원은 "원가율이 높은 토목분야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고 주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 건설사들의 실적도 비슷한 트렌드를 유지될 것"이라며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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