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리스크 상반기까지… 韓도 영향권?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10.02.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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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4~5월에 채무만기 집중… 韓은 한발짝 비껴나"

유럽발 쇼크가 전세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일부국가의 재정적자와 신용위험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3% 넘게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20원이 넘게 올라 올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리스크 실체는= 진원지는 유럽이다. 최근 꾸준히 대외 악재로 부각돼 온 유럽리스크가 이날 폭발한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는 계속 조명을 받아왔다. 지난해 그리스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13%를 차지했다.



전날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그리스 재정적자 부담을 덜어주기로 하면서 재생의 불씨가 살아나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스 내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퍼지면서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등 재정적자 문제에 직면한 국가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일제히 치솟았다.

손병두 기획재정부 과장은 "전날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에 대해 EU가 조건부 승인을 해주면서 호재로 작용했지만 실제로 호재가 아니었다는 반작용도 있었다"며 "전날 금리를 동결한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재정적자와 관련해 '지원을 하겠다'는 등의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당분간 유럽리스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할 그리스의 채무는 510억 유로. 그중 절반인 240억 유로의 만기가 4~5월에 몰려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만큼 작은 악재 하나에도 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크다. 올 상반기까지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발 비껴있는 韓= 그나마 위로가 되는 점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플러스 성장을 한 몇 안되는 나라인데다 회복 기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아직 원화강세를 점치는 투자자들도 많아 위험통화 중에선 선방하고 있다.

손 과장은 "유럽 리스크가 상반기까지 지속되면서 우리 통화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바깥에서는 원화강세를 예측하고 있다"며 "두가지 요인이 서로 중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위기설과도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유럽에 대한 국내 익스포저가 미미하고 국내 시장에서 급작스런 자금이탈 가능성은 적다는 이유에서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유럽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외국인 채권자금이 국내에 더 들어올 요인이 있고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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