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스파이, 왜 삼성 기술 노리나?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0.02.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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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술 6년 유출 이어 냉장고기술도 유출될 뻔… 전세계 특허 10만건 보유

산업스파이, 왜 삼성 기술 노리나?


검찰은 지난 3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유출사건 발표에 이어 4일에는 냉장고 기술 유출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에서 유독 기술유출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산업스파이들은 왜 삼성전자의 기술을 노리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삼성전자 (64,200원 ▼500 -0.77%)가 80년대만 해도 동양의 작은 싸구려 전자회사에서 20여년만에 글로벌 톱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제품을 12개로 늘렸고, 10만건이 넘는 특허와 우수한 디자인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D램(35.5%), 낸드플래시(39.3%), TV(21.9%) 등 메모리, LCD, TV 등에서 세계 1위 제품을 12개나 보유하고 있다.

과거 동양의 싸구려 전자제품회사로 치부되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136조 2900억원을 달성해 미국HP, 독일 지멘스와 함께 전자업계 톱3에 올랐다.



1등 제품뿐만 아니라 탐나는 기술이 많다는 것도 산업스파이들의 타겟이 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말기준으로 전세계적으로 10만741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특허 기준으로 2009년 3611건으로 IBM에 이어 4년 연속으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핵심특허는 대부분 플래시메모리, 시스템LSI, 디지털TV, 휴대폰/스마트폰, LCD 등 관련된 것과, 신소재, 신멀티미디어 코덱, 차세대 무선통신 관련 특허 등이다. 이같은 특허기술들은 산업스파이들에게 '좋은 타겟'이다.


디자인이 중시되는 최근의 트렌드는 삼성전자의 핵심 디자인 기술에도 유출의 손길을 뻗치게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권위인 미 IDEA 디자인공모전에서 1996년 이후 14년간 48건의 상을 수상했다. 기업부문 5년 누계('05~'09년) 수상기록에서도 미국 애플(16), 네덜란드 필립스(10), 일본 파나소닉(9), 미국 HP(8)를 제치고 18건으로 1위을 차지할 정도로 삼성전자의 디자인력은 우수하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탐나는 기술을 많이 보유함에 따라 산업스파이들이 삼성전자의 기술을 빼내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게 보안 업계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일 임직원의 보안의식을 강조한 'CEO 특별 메시지'를 사내 이메일로 전 임직원에게 보냈다.

최 대표는 "보안은 기업의 경쟁력 유지는 물론 생사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로 그 동안 회사에서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회사 정보보호와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깊이 자각하고, 규정과 프로세스를 철저히 준수해 동일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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