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사춘기 자녀와의 대화법

이서경 푸른 소나무정신과 원장 2010.02.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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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경의 행복한 아이 프로젝트]

청소년기는 부모와의 관계가 변하는 시점이다. 청소년기의 시작부터 아이와 부모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초기에는 방청소, 친구 문제, 옷 입는 것, 씻는 문제 등 사소한 것에서 부딪치다가 나중에는 이성교제나 귀가 시간 등 보다 심각한 문제의 갈등이 더 두드러지게 된다.

자녀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획득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예전에는 부모에게 시시콜콜 다 얘기했던 자신의 걱정이나 관심을 더 이상 부모에게 얘기하지 않는 시기가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기에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15~25%로 줄어든다고 한다.



자녀가 바라보는 부모상도 변한다. 어린아이일 때에는 부모가 훌륭하고 반드시 옳은 대상이라고 여겼다면, 청소년기에는 이러한 부모에 대한 이상화가 벗겨지는 시기이다. 이것은 부모에게도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자신을 숭배하고 존경하던 아이가 부모의 인간적 한계를 접하고는 실망스러워 하거나 오히려 경멸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는 부모의 영향력을 낮춰 보기 시작하고, 부모는 아직도 자신이 자녀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과대평가 하면서 서로 간에 갈등이 심화된다.

부모는 책임감, 존경, 성에 대한 위험성, 술 담배에 대한 위험성 등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녀는 자율성의 문제, 자신의 신체 문제, 그리고 친구와의 연결성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부모는 걱정스러운 부분을 자녀에게 훈육할 때 이것이 아이가 문제 삼는 자율성, 신체 문제, 친구와의 연결성을 훼손하는 것처럼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아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존중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생길까봐 걱정된다는 식으로 전달해 줘야 한다.

부모 자녀 사이에 어느 정도의 완충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두고 이 공간은 최대한 침범하지 않고 존중해 준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부모와 갈등하는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외모에 대한 것인데, 자녀는 자신의 신체 발달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고 자신의 외모의 불완전성을 급격하게 자각하게 되어 민감해진다. 그래서 자신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커서 외모나 옷에 대해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쓰게 되고,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연예인을 모방하려는 욕구가 생길 수 있다.


부모가 보기에는 한낱 돈 낭비에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여 탐탁치 않아하겠지만, 자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외모와 체형이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중요한 대상이라고 느낀다.

부모는 자녀가 외모에 관심이 많은 것이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아이의 관점에서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드름, 체중, 체형 등 민감하게 반응하기 쉬운 자녀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쉽게 장난치거나 부정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게 좋다.

부모가 자녀의 격변에도 불구하고 한 쪽으로는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수용해주는 태도와 다른 한 쪽으로는 책임감에 대한 단호하고 굳건한 태도를 갖고 있는 것이 지나치게 청소년 자녀를 옥죄거나 풀어주는 것에 비해 훨씬 좋은 성장을 돕는다고 한다.

부모는 “아직은 애다”라는 생각이 강하고, 자녀는 “나는 다 컸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청소년기의 필연적인 발달 과정의 특성 때문에 부딪치는 부분이므로, 부모가 이 시기에 얼마나 자녀의 독립성과 판단력을 존중해 주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편안한 방법으로 일깨워 주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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