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스크, 韓 경제 '더블딥' 부른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0.02.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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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의존도 높아 빠른 금리인상시 더블딥 유발 가능

중국의 긴축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차이나 리스크'(중국발 악재)가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국이 물가 방어를 위해 급속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나리스크 이외에도 '볼커 룰'로 불리는 미국의 금융 규제와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유럽 4개국의 정부 채무도 위협 요인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급속한 금리 인상에 비하면 영향력은 보잘것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과열된 경제와 빠른 물가 상승을 긴축을 통해 막지 못할 경우 급속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 경제 독자적으로는 더블딥 위험이 없지만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여건상 중국이 급속한 금리 인상 등에 나선다면 더블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화 증가율이 30% 이상 증가한 중국이 물가 급등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경우 상당한 정책 리스크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차이나리스크'를 직접 거론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영향으로 상승하던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환율이 급등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차이나 리스크'가 확대되는 이유는 △ 중국 경제의 'G2' 부상 등 급격한 위상 강화 △ 지나칠 정도로 빠른 중국의 경기회복(경기과열) △ 대중국 경제 의존도 심화 등 3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을 제치고 GDP 총액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G2'로 떠오른 중국은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등 서방 선진국과는 정책 접근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는 한국으로서는 상당한 리스크다.

중국의 고속 성장과 경기과열도 문제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10.7% 성장률을 기록 놀라움을 안겨줬다. 지난 12월 중국의 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예상인 1.4%를 훌쩍 뛰어넘어 1.9% 상승했다. 11월 0.6% 비해 1.3%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1월 초 불과 2주만에 1조1000억위안의 대출이 이뤄졌고, 지난해 말 통화(M1) 증가율이 30%를 넘어선 점은 물가가 당분간 고공비행을 지속할 것을 예고한다.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진 점도 충격을 키운다. 우리나라의 중국 무역의존도는 1992년 2.9%에서 2009년 20.5%로 급증했다. 대중국 수출비중도 1992년 3.5%에서 지난 1월 29.8%로 치솟았다.

중국이 10%에 달하는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이 같은 높은 의존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이 일정 시점에 가서 한계에 부딪힌다면 한국 경제는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에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출구전략'을 유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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