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여파…국내銀 4분기 순익 급감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10.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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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국내은행의 순익이 3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순익 규모도 7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익은 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조7000억원)에 비해 8.6% 줄어든 수준이다. 2007년 순익(15조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게다가 3분기(2조9000억원)에 비해 4분기(1조5000억원) 실적이 안 좋았다. 금호 계열사와 일부 조선사의 워크아웃으로 대손비용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전년에 비해 1조원 가량 줄어든 4조3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특수은행은 2조원의 이익을 내며 전년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자이익이 줄어든 반면 대손 비용은 증가하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이자이익은 32조2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6% 줄었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그나마 하반기부터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게 감소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대출자산의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대손 비용은 20% 이상 늘었다. 특히 4분기의 경우 3조3000억원으로 3분기(1조9000억원)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했다.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한 덕을 봤다. 2008년 7000억원에 불과했던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지난해 3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380%의 증가율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4분기중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부실 인식 등으로 수익성이 다시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채무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지만 국내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줄여온 만큼 국내은행의 수익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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