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핵심기술 6년간 하이닉스 유출"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10.02.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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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검, 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 임원 등 무더기 적발

"삼성반도체 핵심기술 6년간 하이닉스 유출"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의 반도체 핵심기술이 6년 동안 경쟁사인 하이닉스 (236,000원 ▲6,000 +2.61%)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납품하면서 이 업체의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빼돌려 하이닉스에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미국계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A사 부사장 곽모(47)씨를 구속기소하고 앞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A사 한국지사 팀장 김모(41)씨 등 A사 직원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로부터 삼성전자 핵심기술을 넘겨받은 하이닉스반도체 제조본부장(전무급) 한모(51)씨를 구속기소하고 한씨와 공모한 이 업체 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술유출에 관여한 남모(37)씨 등 삼성전자 직원 3명도 곽씨 등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A사에 기술을 넘겨주고 A사로 이직했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도피한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나모씨에 대해서는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곽씨 등은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삼성전자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납품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제작공정 등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 95건을 빼돌려 13건을 하이닉스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씨는 지난 2005년 12월부터 최근까지 A사를 비롯한 자사 협력업체 회의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국가핵심기술 4건 등 모두 9건의 기밀을 불법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곽씨 등 A사 직원들은 장비 설치와 관리를 위해 수시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등을 드나들면서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평소 친분을 쌓아 온 삼성전자 직원을 통해서도 기밀을 빼돌렸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A사 직원들은 삼성전자 직원들과 해외 출장을 함께 다니면서 영업비밀을 건네받기도 했다"며 "A사가 빼돌린 기밀에는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핵심기술도 50여 건이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유출로 인해 삼성전자가 입은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검찰은 기술유출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 직·간접 피해를 감안할 경우 피해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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