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국회 연설에 친박 뿔났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0.02.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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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대립해선 목표 못 이룰 것"…夢 "우리끼리 조용히 얘기해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 내용을 두고 친박(친박근혜)가 뿔났다. 정 대표가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우회 비판한 것에 대해 정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친박계 이경재 의원은 "정 대표가 취임하면서 당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겠구나 기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세종시 문제로 당이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갈등을 일으키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며 "세종시 문제에 대해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악이고 세종시 수정안은 미래라고 하는데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정 대표는 "세종시는 약속지키기와 국가의 미래라는 두 개 가치 사이의 딜레마"라며 "약속의 준수는 그것 자체로는 선하지만 선한 의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할 얘기가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당이 첨예하게 가지 않기 위해 자제하고 있는데 정치적 복선으로 몰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안이라고 하면 애초에 지난해 10월 재·보선에서 표를 의식해 원안을 지킨다고 했을 게 아니라 당당해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어야 했다"며 "그때는 그렇게 말하고 지금은 바꾸겠다고 하면 되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이렇게 당이 대립해서는 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가능하면 합의해서 하는 방향으로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정 대표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집권당의 대표가 신년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국민과 서민에게 큰 기대나 희망을 주는 연설을 했다는 평을 들었다면 좋았을 것 아니냐"며 "어떤 연설이든 표적을 두고 하면 품격도 떨어지고 감동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성헌 의원은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대표연설을 하는데 과연 당의 뜻을 모아서 대표연설을 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정치적은 뜻을 펴기 위해서 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연설이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세종시 문제는 언급하기도 안 하기도 애매했다"며 "우리끼리 조용하게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야 하고 언론을 통한 간접대화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문제가 있지만 묻어둬 시간이 약인 것도 있고 조용조용 얘기하는 것도 있다"며 "우리들끼리 잘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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