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4Q무선매출 감소는 "아이폰 때문?"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0.02.04 10:08
글자크기

과도한 보조금 지출로 4Q매출 되레 감소..순증가입자도 감소

애플 '아이폰' 개통대수가 2개월만에 30만대를 돌파했지만, 정작 KT (40,800원 ▲1,050 +2.64%)는 아이폰 판매에 따른 실속을 차리지 못한 채 '외화내빈'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아이폰 국내 도입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선잡기에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아이폰을 시판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4분기동안 이동전화 신규가입자와 순증가입자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영향으로 이 기간동안 이동전화 매출액도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말았다.



◇KT 아이폰 도입으로 ‘외화내빈’

KT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아이폰 개통대수는 30만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12월 한달동안 개통한 대수가 20만대에 이른다. KT가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아이폰 국내 개통을 시작했으니, 개통 첫달에 가입자가 20만명이 몰린 셈이다. 따라서 KT는 '아이폰' 덕분에 지난해 12월에만 20만명에 달하는 신규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KT는 '아이폰 열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이 기간동안 신규가입자는 155만1000명으로, 전분기보다 14.6%나 줄었다. 순증가입자수도 11만2000명으로, 전분기에 비해 무려 41.4%나 감소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이동전화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점을 감안하면 12월은 상대적으로 훈풍이 불었다. 아이폰 역할이 가장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의 실적은 역주행하고 말았다. KT의 지난해 4분기 이동전화 매출액은 2조468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 감소한 것이다.

◇KT, 언제쯤 아이폰 덕볼까


아이폰 사용자의 80%는 월 4만5000원 정액요금제인 '라이프 요금제'에 가입해 있다. 2년 약정으로 아이폰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KT로부터 55만원의 단말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아이폰 개통대수가 20만대에 달했으니, KT는 무려 1100억원을 보조금으로 쏟아부은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월 4만5000원짜리 요금제 가입자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음성통화, 데이터통화, 문자량만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통서비스 제공에 들어가는 비용은 접속료, 네트워크비용 등을 포함해 약 1만원 수준으로 본다.



결국 55만원의 보조금을 회수하려면 16개월 이상이 걸리니, KT 입장에선 경영실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KT는 아이폰을 국내 도입하면서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와 껄끄러운 관계에 빠진데다, 이렇다할 아이폰 후속타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스마트폰 주도권이 SK텔레콤으로 기울고 있는 실정이다.

KT가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이폰 덕분에 데이터매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KT의 데이터 월평균가입자당매출(ARPU)은 7218원으로, 사상 처음 7000원대를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아이폰을 시판한 덕분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이로 인해 실익을 본 쪽은 KT도 아니고 SK텔레콤도 아닌 미국의 애플"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