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근 총장 사퇴…MJ에 힘 실리나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김명은 기자 2010.02.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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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내 양비론적 비판 시각 제기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정몽준 대표와의 불화설 끝에 2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동안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혼선을 빚고 있는 것처럼 보인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이어 "정몽준 대표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 저 또한 마음이 무거웠다. 제 부덕의 소치"라며 "정 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퇴에 대해 양비론(兩非論)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장 사무총장이 정 대표를 살뜰하게 보좌하지 못했고, 정 대표 역시 장 사무총장을 포용하는 마음자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이에 대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면 이런 결말을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느 한 쪽이 딱히 잘못했다기보다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직책상 대표를 보좌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두 사람의 역학관계를 보면 그렇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두 사람은 주요 현안에 대해 잇따라 다른 판단과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2월 정 대표가 여야의 '예산전쟁' 속에서 해결책으로 제시한 '대통령+여야대표 3자 회담'이었다. 장 사무총장은 즉각 "대통령에게 떠넘겨서는 안된다"며 반대했고, 야당이 정 대표의 제안을 이용해 공세로 나서자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게다가 장 사무총장은 각종 보고 등에서 이전 사무총장에 비해 대표와의 면담 및 독대가 유난히 적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대표를 보좌하기 위해 필요한 '스킨십'이 애초 적었던 셈이다.

반면 정 대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장 사무총장의 교체를 추진했고, 그 사이사이에 장 사무총장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최고연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장 사무총장이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를 갖춤에 따라 장 사무총장의 교체를 반대하던 친이(친이명박)계와 정 대표 사이에 교감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권 내부의 세종시 갈등, 6·2지방선거 등 험난한 정치일정 속에서 친이계가 정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제한적이지만 정 대표의 친정체제 강화를 통해 '연대'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후임 사무총장에는 3선의 정병국 의원이, 대변인에는 정미경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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