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애플에 웃고, 울고'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0.02.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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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및 차기 '아이폰'에 애플 독자AP 적용… 낸드플래시는 '수혜'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반도체 부문까지 넘보고 있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애플에 AP를 공급했던 삼성전자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전망이다.

1일 업계의 정통한 소식통은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 3세대 모델(아이폰3GS)까지 비메모리반도체인 AP를 독점 공급했다"며 "하지만 애플이 자체 개발한 AP를 아이패드에 처음 적용한 데 이어, 3세대 이후 아이폰 모델에도 자사의 AP를 계속 적용할 것이 유력한 분위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16기가바이트(GB)와 32GB, 64GB 등 대용량 낸드플래시를 활발히 공급하면서 아이패드 출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아이패드와 아이폰 등 애플의 휴대단말기에 들어가는 핵심 비메모리반도체인 AP에 따른 호재가 3세대 아이폰 모델에서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P는 휴대단말기에 들어가 동영상, 그래픽, MP3, UI 등 통신을 제외한 대부분 기능을 지원하는 핵심 비메모리반도체 부품이다. 휴대단말기에서의 AP 기능은 PC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에 비유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AP와 낸드플래시, 모바일D램 등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의 30%가량(생산원가 기준)을 공급해왔다. 특히 아이폰 3세대 제품까지 AP 전량을 공급하면서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도 강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애플은 2008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반도체 개발회사 피에이세미를 2억7800만 달러에 인수하고 AP 자체 조달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의 애플발 호재에 경고등이 켜졌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패드에 피에이세미가 개발한 AP인 'A4'를 처음 적용한 데 이어 3세대 이후 아이폰 모델에도 자체 AP 탑재가 유력해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각 사업부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패드에 대한 반응이 성공적일 경우, 애플은 차기 아이패드 및 아이폰 모델에 자체 개발한 AP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애플이 자체 AP 적용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옴니아)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AP 비중은 5% 미만이고, 낸드플래시와 모바일D램 등 메모리반도체 비중은 2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받게 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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