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지급준비율 인상 '출구전략 시동'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01.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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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준율 0.75%p↑ '예상상회'… 경제성장·인플레압력 영향, 금리도 내달 오를 듯

인도가 인플레이션 및 경기 과열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며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동을 걸었다.

인도 중앙은행인 리저브뱅크오브인디아(RBI)는 29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지급준비율을 5.7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5%포인트 인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인도 중앙은행은 금융위기가 한창인 2008년 말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5%로 인하했다. 이번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은행 시스템에서 회수되는 유동성은 3600억 루피로 추산된다.



RBI는 이와 함께 기준금리인 역레포(REPO)금리는 3.25%를, 레포(REPO)금리는 475%로 동결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기준금리인 역레포금리와 레포금리를 각각 3.25%, 4.75%로 유지해왔다.

두부리 수바라오 RBI 총재는 "인도 경제 성장이 내년 회계연도에도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RBI는 오는 3월 31일 종료되는 인도의 올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5%로 지난 10월 예상치 6%에서 1.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인도의 지난해 11월 산업 생산은 11.7% 늘어나며 2년래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는 경기과열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인도의 도매 물가 상승률은 지난 12월 7.3%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RBI는 오는 3월 도매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6,5%에서 8.5%로 인상했다. 제조업 인플레이션율도 지난해 10월 1.6%에서 12월 5.2%로 크게 올랐다.


인도는 8억명에 달하는 국민들이 하루 2달러 비용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문제에 민감하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 유례없는 가뭄으로 식량가격이 급등,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체탄 아흐야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가파른 경제 회복 속도에 비해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인도 금리 인상이 시급하며 아마도 2월 중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흐야는 올해 기준금리가 1.5%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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