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입학사정관제 과속" 우려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0.01.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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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실적 위주"…교과부 "개선될 것"

정부의 입학사정관제 추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대학들로부터 제기됐다.

29일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입수한 '2009학년도 대학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집행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은 준비부족 등을 우려하며 정부의 입학사정관제 추진 속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대는 "입학사정관제는 장기적 검토가 필수적이나 (교과부가) 단기적 실적 위주의 가시적 사업 결과를 요구해 장기적 사업 실행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또한 "현재의 입학사정관제 추진 속도가 과도해 사회 구성원의 인식으로는 이를 완전히 수용하기에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과도한 확대와 전형 방법 준비 부족은 입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태와 또 다른 형태의 사교육비 증가 요인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입학사정관제의 모범생으로 평가받아 온 KAIST 역시 "오랫동안 학생을 지도해온 교사의 평가와 입시 결과가 상이함으로써 (수험생들이) KAIST 입학 전형에 불신을 보이고 있다"며 "아예 '될 대로 되라'는 방임적 태도와, KAIST는 면접만 잘 보면 된다는 생각하에 면접 대비 학원에 다니는 두 가지 극단적 입시 준비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의 경우 2009학년도 입시를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1년전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올해 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보완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입학사정관제를 운영 중인 전국 40여개 대학의 입학본부들이 지난해 6월 교과부에 제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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