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리콜은 계속됐다. 토요타는 지난 21일 미국서 판매하는 약 230만 대의 자동차에서 가속페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리콜 조치를 발표했다. 27일에도 같은 원인으로 약 110만대에 달하는 추가 리콜을 발표했다.
토요타는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캠리, 하이랜더, 아발론, 툰드라 등 8개 모델에 대한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이들 모델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토요타 전체 판매량의 56%를 차지한다. 토요타는 적어도 일주일간은 북미시장 7개 공장에 대한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무리한 해외공장 증설이 품질하락의 원인?
일본 포린(FOURIN) 세계자동차통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2004년 744만 대를 시작으로 2005년 802만대, 2007년 917만대를 판매해 최대치를 기록 행진을 펼쳤다. 특히 2007년에는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로 뛰어 올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일부에선 이 같은 토요타의 판매증가로 무차별적으로 진행된 해외공장 증설이 결국엔 품질하락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토요타는 1998년 미국 인디애나 공장을 시작으로 2001년 프랑스, 2004년 멕시코, 2005년 체코, 2006년 중국 광주와 미국 텍사스, 2007년 러시아 등 매년 공장을 신설해왔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해외공장에 토요타의 핵심 가치인 '카이젠(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이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지적이다.
GM, 현대차 등 경쟁업체들에겐 기회?
토요타의 이번 사태로 현대차와 GM, 포드 등 경쟁사가 어떤 수혜를 입을지도 관심이다.
우선 GM이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GM은 기존 토요타와 렉서스 소유자들이 GM의 차를 새로 구매할 경우 3가지 안중 하나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특혜를 준다고 밝혔다.
톰 핸더슨 GM 대변인은 2월 말까지 토요타와 렉서스 소유자들이 현금으로 GM차를 구매할 경우 △1000달러(115만원) 할인, △무이자로 60개월까지 융자, △리스로 구매할 경우 최대 3개월분 납입금(1000달러까지)을 면제해주는 3가지 항목 중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28일 3조원에 가까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발표한 현대차 (203,500원 ▼4,000 -1.93%)는 토요타 리콜로 인한 반사이익을 위해 추가적인 프로모션이나 인센티브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전문가들은 최근 캠리의 경쟁모델인 신형 '쏘나타'가 내달 미국시장에 런칭되기 때문에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의 크리스 호스포드 대변인은 "토요타를 겨냥한 공식적인 인센티브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자동차업계는 하루하루가 새롭기 때문에 내일 우리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와 포드도 토요타 사태와 관련, 각각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냈지만 아직까지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프로모션은 없다는 입장이다.
밥 카터 토요타 미국판매법인장은 "우리는 고객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을 설명하고 조속히 리콜문제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매모델과 이번 리콜은 무관
토요타는 북미, 유럽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토요타 판매중단 사태가 아시아쪽으로 번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판매중인 '캠리'와 'RAV4', 기존 렉서스 'ES350' 모델에 대해선 이번 리콜과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국토요타 측 관계자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쪽 판매모델에 대한 리콜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