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부실공사 논란에 홍역앓는 4대강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0.01.28 17:30
글자크기

[이슈점검]2차 턴키 50%대 낙찰률에 경악, 1차 턴키는 담합논란 불거져

4대강살리기 2차 턴키(설계·시공일괄)공사에서 50%대 낙찰률이 속출하면서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건설사들의 담합 논란이 일었던 1차 턴키에 이어 이번에는 덤핑 수주 논란으로 또다시 홍역을 앓을 조짐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4대강살리기 2차 턴키에서 고려개발 (11,000원 ▼50 -0.5%)이 금강살리기 5공구(부여지구)를 추정금액 대비 50.24%에, 삼환기업 (1,100원 ▼250 -18.5%)이 낙동강 25공구(칠곡2, 구미1지구)를 58%에, 한화건설이 낙동강 31공구(구미7지구)를 59.5%에 각각 수주했다.



고려개발의 낙찰률은 역대 턴키·대안공사에서 최저 낙찰률을 기록한 88고속도로 담양~성산간 확장공사 10공구(51.97%)를 밑돌고 지금까지 집행한 4대강살리기 턴키공사 중 가장 낮다.

통상 최저가를 써낸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최저가낙찰제 방식에서 50%대 낙찰률은 흔한 일이지만 턴키공사에서 50%대 낙찰률이 무더기로 쏟아진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턴키공사와 달리 최저가 공사에서 낙찰률이 50%대 투찰이 가능한 것은 무엇보다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증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턴키공사는 설계변경이 불가능하다. 공사 도중에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로 공사비가 늘어날 처지에 있더라도 발주처에 공사비를 요구하기 어렵다.

부실공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50%대 저가투찰이 무더기로 쏟아졌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반값 투찰에 나서는 이유는 공사수주가 근원적인 목표겠지만 4대강 살리기라는 기념비적인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사실은 이들의 수주전략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 건설사는 설계평가에서 뒤진 점수를 가격점수로 만회하기 위해 더 낮은 가격을 써냈다. 낙동강살리기 25공구의 경우 삼환기업은 설계점수를 42.5점을 받아 경쟁사인 코오롱건설(50점)에 뒤졌지만 가격점수에서 만점을 받아 총 92.5점으로 코오롱건설(89.2102점)을 앞섰다.

낙동강 31공구도 설계평가에서 41.6점으로 꼴찌였던 한화건설이 가격평가에서 만점(50점)을 받아 91.6점으로 경쟁사인 포스코건설(90.7616점)과 두산건설 (1,240원 0.0%)(85.8215점)을 제쳤다. 금강살리기 5공구는 고려개발이 95점(설계 45점, 가격 50점)을 획득해 삼부토건 (1,523원 ▼20 -1.30%)(88.423점), 신동아건설(85.0662점), 한라건설 (2,170원 ▼95 -4.19%)(84.332점)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1차 턴키공사와 달리 2차 턴키공사는 보와 같은 구조물이 없어 낙찰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부실논란을 불식시키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차 턴키공사를 대형사들이 싹쓸이한데다 2차 턴키공사가 물량이 많지 않아 공격적인 수주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토목공사의 경우 실행률이 낮지만 50%대 턴키공사는 후유증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말 시공사를 선정한 1차 턴키공사에서는 추정가격 대비 평균 낙찰률이 93.3%에 달하고 건설사들의 담합 정황이 포착된다며 담합조사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