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거세지는 친이-친박 '세종시 공방'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01.28 14:42
글자크기

중립파 의원들, 갈등 심화 속 '크로스보팅' 제시

세종시를 둘러싼 집권 여당 내부의 갈등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세종시 수정안을 토대로 당론을 변경해야 한다는 친이(친 이명박)계와 이미 결론을 내놓고 얘기해봤자 당내 분란만 가져 올 것이라며 원안고수 입장을 보이는 친박(친 박근혜)계 간 기싸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친이계 장광근 사무총장은 연일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당론 변경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 사무총장은 28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당론을 모으는 과정은 2월이든 3월이든 적절한 시점을 잡아서 하면 된다"며 당론 결정을 촉구했다.

장 사무총장은 "당론 수렴 없이 수정안을 바로 본회의에 넘겨 처리한다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무유기"라며 당 내 논의 과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수정안의 국회 처리 시점에 대해선 "세종시 문제만을 다루기 위해 3월 국회를 여는 것은 타당성이 결여되고 6월 지방자치선거 이후로 넘기면 세종시 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4월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반면 친박계는 연일 세종시 수정안 반대 입장을 천명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공세 수위도 한층 강경해졌다. 전날 정운찬 총리가 삼청동 공관에서 연 대구.경북지역 의원 초청 오찬에 대구 지역 의원 대부분이 불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이 추진한 국정보고대회에도 세종시 수정안 홍보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친박 의원이 시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 보이콧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남경필, 이한구 의원 등 중립파 의원들 사이에서 각자 소신껏 투표를 하자는 '크로스보팅론'이 제시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월 국회에서든 4월 국회에서든 모든 의원이 자유롭게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크로스보팅을 해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이한구 의원도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론 변경을 하겠다고 시도할수록 여당에겐 치명타가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의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겨 크로스보팅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주류에 속하는 의원들은 과거 원안대로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선거를 했던 사람들이므로 입장을 변경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도부와 친이계의 토론 요구에 대해 "청와대가 추진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당론을 변경하자는 식으로 토론을 하자고 하기 때문에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