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적자 늪에서 탈출

더벨 정호창 기자 2010.01.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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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재무분석]영업익 흑자전환.. 이익률 개선·차입금 축소 과제

더벨|이 기사는 01월27일(17:1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하반기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1년만에 적자구조에서 벗어났다.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현금흐름도 좋아져 재구무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익률이 낮고, 차입금 부담이 큰 점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돼가고 있으나 취약한 재무구조 개선에 좀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평가다.

◇ 영업이익 흑자 전환.. 이익률은 낮아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7조9060억원, 영업이익 1920억원, 당기순손실 3330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2008년 1조9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년만에 적자구조를 벗어난 셈이다. 상반기까지 적자구조가 지속됐으나, 하반기 들어 출하량이 늘고 D램 가격이 급등해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특히 4분기에 2조799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려 70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이 연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D램 기준 판매량이 전년대비 25% 이상 증가했고, 판매가격(ASP)도 통상 매년 30~40% 하락하는데 비해 지난해에는 20% 이하에 그쳐 실적 개선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사 기준으로는 여전히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하이닉스 본사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매출 7조5214억원, 영업손실 1158억원, 당기순손실 3477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본사 경쟁력이 해외사업장에 비해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낮은 이익률도 개선이 필요하다.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4%에 불과하다. 지난 2007년 기록했던 5.9%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국내 제조업 평균영업이익률(2008년 대기업 기준) 6.58%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이다.

◇ EBITDA 급증.. 현금흐름도 개선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하고, 반도체 업이 대규모 장치산업이라 감가상각비가 큰 탓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전년에 비해 대폭 늘었다.

하이닉스의 지난해 EBITDA는 연결 기준 2조899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조원 이상 증가했다. EBITDA 이익률이 36.7%로 2008년(13.2%)에 비해 2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본사 기준으로도 1조6000여억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2008년(-3003억원)에 비해 역시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가 급증한 덕에 현금흐름도 좋아졌다. 2008년엔 1조원도 안 되는 EBITDA에 비해 설비투자비용(CAPEX)은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 잉여현금흐름(FCF)이 2조원 가까이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잉여현금흐름이 -4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급격히 개선됐다. EBITDA가 늘고 CAPEX는 전년보다 1조원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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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입금 비중 여전히 높아.. 금융비용 부담 줄여야

하이닉스의 지난해 차입금은 6조9550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7940억원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 규모는 이보다 더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5조437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5930억원이 줄었다. EBITDA가 늘고 CAPEX를 줄여 현금흐름에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그 결과 하이닉스의 부채비율은 2008년 200%에서 지난해에는 175%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차입금 규모가 큰 편이다. 순차입금이 자본총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전체 차입금의 43%에 달해 금융비용 부담이 높은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하이닉스의 지난해 순이자비용은 4040억원으로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는다. 영업이익으로 빚의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세계 IT경기가 회복되고 PC 교체 수요도 클 것으로 보여 반도체메모리 수요가 전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전망대로라면 올해 5조원 규모의 EBITDA 달성도 가능해 CAPEX 2.3조를 감안할 경우 1~2조원의 차입금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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