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 해외투자손실… CEO 중징계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10.01.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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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가량 손실… 회사엔 기관경고, 전·현 사장은 문책경고

금호생명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리스크(위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3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호생명과 이 회사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중징계를 내렸다.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금호생명에 기관경고를, 최병길 전 사장과 박병욱 현 사장에게 문책경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금호생명은 3년간 다른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이 제한된다. 전.현직 두 사장도 3년간 다른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호생명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해외 파생상품과 유가증권, 부동산펀드 등에 약 8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약 2800억원의 손실(평가손실 포함)을 냈다.



금감원은 특히 금호생명이 자산 운용을 하면서 안정성과 유동성, 수익성, 공익성 등을 확보하고 자기자본의 10% 이상을 투자할 때는 내부 위험관리 기준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는 법 규정을 어긴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2004년과 2006년, 고위험 자산 투자를 줄이고 내부 위험관리기준을 운영하도록 금호생명측에 조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수익성만 추구하는 투자를 계속하다 국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손실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금호생명은 손실이 확정된 게 아닌데다 자체 리스크 관리도 진행했다며 금융당국의 중징계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호생명측은 "미국, 유럽 등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 금융위기 등으로 현재는 평가손실이 나고 있지만 현재 손실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데 투자자산 규모 등으로 국내에서는 마땅치 않아 해외에 대해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도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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