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관점 '낙관에서 경계로'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0.01.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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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G2 불안에 리스크 관리 나서

정부가 나라 안팎의 경제상황에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다 다시 하강하는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던 정부가 최근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경계경보'를 울리고 있다.

그 동안 '가능성' 수준에 머물렀던 불안 요인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리 경제에 예기치 못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환율ㆍ유가ㆍ원자재 가격 등 주요 경제변수 추이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정책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경제가 잘 회복되고 있다는 막연한 낙관론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데 예방 차원에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경계태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긴장감'은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윤 장관은 올 들어 공식석상에서 '리스크 관리'를 빼놓지 않고 주문하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변수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윤 장관은 "최근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중국이 9% 이상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산시장 거품과 글로벌 불균형 문제 등 리스크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어 "최근 환율, 유가, 원자재가격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 가능성도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에앞서 지난 4일 재정부 시무식에서 "올해는 전 세계가 격동의 시기를 맞을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특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5일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는 금융기관장들에게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더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금리, 환율 등 외부충격요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신년인사회가 새해 덕담을 나누는 친목 수준의 자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리스크 관리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읽힌다.

윤 장관은 지난 14일 올해 처음으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현 상황을 "녹고 있는 강을 아직 다 건너지 못한 상황"이라고도 표현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외환ㆍ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동성 확대는 분명한 리스크 요인"이라며 "예상했던 각종 리스크 요인들이 현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국이 출구전략에 나서는 등 거시정책을 변경할 때 대응을 소홀히 할 경우 우리가 당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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