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이나 리스크'에 촉각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0.01.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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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고성장 부작용에 경기회복 흔들릴까 고심

경제회복 기조 유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정부가 '차이나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경제가 강력한 경기부양 효과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중국경제 현황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회의를 주재한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중국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중국 경제의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시장의 거품우려, 글로벌 불균형 문제 등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 금융시장 변동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경기과열에 따른 부작용 우려"= 국제금융센터가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 보고한 '2010년 중국경제와 리스크 요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7% 성장해 당초 목표인 8%를 상회했다. 특히 4분기 GDP성장률은 10.7%에 달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경제가 1분기 11%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올해도 9% 중반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과열에 따라 △자산거품 우려 △핫머니 유입 급증 △정부 주도의 과잉투자 △글로벌 불균형 논란 심화 등 다양한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의 자산거품과 관련, "지난해 은행 신규대출이 9조6000억 위안으로 2008년 대비 95.3%나 급증했고 올해 들어 2주 만에 1조1000억 위안을 기록하는 등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총통화(M2) 증가율은 27.7%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70개 주요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3월 상승세로 전환된 이후, 상승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주가 상승률은 지난해 74.2%로 다른 선진국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자산가격 상승, 위안화절상 기대 등으로 국제투기 자본의 핫머니가 대거 중국에 들어갔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지난해 2~4분기 중 핫머니 유입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3000억 달러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쏟아 부은 '과잉투자'도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중국의 투자증가율은 31.0%로 경기과열기인 2007년의 25.6%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소매판매는 15.5% 증가에 그쳤고, 수출은 16.0% 감소했다. 투자가 경기회복을 주도했다는 의미다.

◇中금리인상..늦어도 2분기 초=중국 정부도 이 같은 우려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유동성 조절 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 이달 들어 중앙은행 채권 발행 금리 및 지준율을 인상한데 이어, 주요 국유은행에 대해 신규대출 심사를 강화하도록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주택 양도세 면제를 위한 보유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고, 임대주택 건설 물량도 당초 계획의 2배로 늘렸다. 또,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거주자의 국내 송금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정부가 재정정책은 기존의 확정기조를 유지하겠지만, 통화정책에서는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 시기는 최근 상승세로 전환된 소비자물가 추이를 감안, 오는 1분기 말 또는 2분기 초에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핫머니 유입억제 및 수입물가 하락 유도, 위안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 제고 등을 위해 중국 정부가 올해 중 5% 이내에서 절상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정책 변화 가능성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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