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블록세일 후 민영화 직행?

더벨 배장호 기자 2010.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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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매각방침에도 불확실성 내재...공자위 27일 본회의에서 논의

더벨|이 기사는 01월26일(14:0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 지분의 대량매매(블록세일) 규모와 시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남다르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감안할 때 블록세일의 성사가 유력해 보이지만 적정 할인율에 관해선 변수가 적지 않아서다.



공적자금위원회는 지난 20일 매각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27일 본회의에서 매각 규모와 매각 시기, 주관사 선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장위는 현재 보유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66% 가운데 경영권을 제외한 16%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블록세일로 8%가량을 처리하고, 나머지 지분은(8%) (우리금융지주가)자사주로 매입하는 것이다.



이번 방안이 성공할 경우 우리금융에 대한 예보 지분은 단번에 50%로 낮아지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블록세일을 우리금융 조기 민영화와 연관짓는 견해가 많다. 몸이 가벼워진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운신을 여지를 넓힐 수 있어서다.

실제 우리금융 민영화는 타 금융그룹과의 합병 방식이든 경영권 매각 방식이든 우리금융에 대한 정부의 과중한 지분율이 걸림돌이었던게 사실이다.


합병 방식의 경우 예보가 여전히 합병 은행의 지배주주가 돼 실질적인 민영화를 이룰 수 없고, 매각 방식을 택하더라도 인수자측의 과중한 자금 소요가 부담일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우리금융에 대한 예보 지분이 50%로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미있는 변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예보 지분이 50%인 상태로 하나금융·KB금융 등 타 금융그룹과 합병할 경우, 예보가 여전히 1대주주가 되긴 하지만 지분율이 과반에는 훨씬 못미치게 돼 실질적인 경영권은 양도할 여지를 갖게된다.

매각 방식일 경우에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지분을 유지한 채 공적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정부로서는 민영화 전까지 우리금융에 대한 감사 권한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시장에서는 우리금융 주가에 부담을 줄뿐인 추가적인 블록세일 계획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곧바로 민영화 수순을 밟아도 무리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후의 상황들이 시나리오대로 전개될 지는 미지수다. 당장 8% 블록세일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지난 2004년 9월 우리금융 지분 5.7%를 매각한 후 근 3년여만인 2007년 6월에 5%를 블록세일하는데 그쳤다. 2008년초 블록세일을 위한 자문사 선정 등을 모두 마치고도 적정 주가에 이르지 못해 매각시기를 놓친 적도 있다. 자문사 선정 2년여만인 2009년11월 추가로 7% 블록세일(할인율 4.36%)에 성공했지만 당시 물량부담으로 매각작업이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지분을 연내 매각할 수 있을지 여부를 현재로선 예단하기 힘들다. 매각 주관사 선정부터 기본적인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더라도 시장상황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자문사의경우입찰을 통해 4개 투자은행(IB)을 선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다. 유동성 장세 연출로 코스피 지수가 한때 1700선을 넘기도 했다. 기업공개 시장도 몰려드는 자금 덕에 연일 열기가 뜨겁다.

다만 최근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 중국의 조기 긴축 돌입 가능성과 미국의 투자은행 규제 방침이 알려지면서 랠리를 이어가던 세계 증시가 급랭하고 있다. 공자위로서는 우리금융 지분 매각 금지(락업)가 해제되는 다음달 24일 이후까지 증시에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우리금융 지분 블록세일이 국내외의 대규모 생명보험사 상장 일정과 겹치는 점도 부담이다. AIA생명, 다이이치생명 등 규모가 10조원을 넘나드는 대형 생명보험사 상장 공모가 현재 추진 중이다. 당장 국내에서도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상장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금융 섹터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들의 관심이 대형 생보사 상장에 우선적으로 몰릴 것"이라며 "우리금융 블록세일의 규모나 할인율을 책정하는데 다소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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