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까지 확산됐다는 전세난, 실상은?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1.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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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발 전세대란이 강북에까지 퍼진다고 하던데 글쎄요. 마치 다른 나라 얘기하는 것 같아요."

서울 강북구 미아삼거리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불거져 나온 전세난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간혹 한두 건의 전세물건이 평소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게 전세대란이냐"고 되물었다. 전세물건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딱히 전세 수요가 급증한 것도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북 미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제가 어려운지 사람들이 이사를 가지 않는다"며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조금 올려도 이사비용을 아끼는 게 경제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종일 앉아 있어도 전세 문의 한 건 없다"며 "연일 전세난 보도가 나는 바람에 전세 호가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덧붙였디.



현재 강북 미아 래미안1차 79㎡(이하 전용면적)의 전세가는 1억5000만원 선. 2년 동안 1500만원 가량 오른 수준이다. 최근 두 달간 전세가는 제자리걸음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을 많이 올려 부르는 집주인들도 있었지만 거래가 없어 얼마가지 않아 가격을 낮춘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아 실수요자들이 전세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집주인들의 전세가격 인상 관련 문의가 최근들어 부쩍 늘었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도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인들이 강남발 전세가격 상승이 강북으로 퍼질 것이란 소식에 내놓았던 물건을 회수하기도 한다"며 "전세물건이 사라져 급히 전세를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의 경우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강남도 마찬가지다. 강남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의 전세가가 최근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우수학군에 들어가려는 수요층과 신혼부부 등만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계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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