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아~무나 얻나···"이 정도는 돼야"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01.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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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매일 초등학생 교통지도', '서울~홍천까지 출퇴근'하는 의원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상관없다. 매일매일 노란 깃발 하나를 들고 초등학생들의 등굣길을 지켜주는 국회의원이 있다. 일 년에 단 하루지만 가슴에 달고 다녔던 '금배지'를 떼고 '1일 택시운전기사'가 돼 민생 곳곳을 훑고 다닌 3선 의원도 있다.

'놀고 먹는다'는 오명을 쓴 국회에서 지역민심을 좀 더 가까이서 듣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토끼처럼 부지런하면서 거북이처럼 꾸준하게 일하는 의원들이 있다.



↑7년 째 '1일 택시운전기사'체험을 하며 민심을 듣는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7년 째 '1일 택시운전기사'체험을 하며 민심을 듣는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


#. '1일 택시운전기사'. 국회의원이면 '민생탐방용'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법한 코스다. 한국 사회에서 택시를 통한 구전 효과는 그 어떤 홍보 수단보다 확실하기 때문. 3선의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은 1회성 이벤트가 싫어 7년째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1일 택시운전을 해오고 있다.

정 의원은 16대 국회의원을 지내던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거르지 않고 지역구인 울산에서 하루 동안 택시기사가 된다. 보통의 택시기사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사납금도 채워 회사에 입금하는 하루 일과를 빈틈없이 마친다.



택시를 탄 손님들 가운데 정 의원이 누군지 알아보는 이도 있고 끝내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정 의원은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지역 속사정을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어 민심을 먹고사는 의원들에게는 최고의 '민심 창구'"라고 말한다.

↑3년 동안 매일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굣길을 지도해주고 있는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3년 동안 매일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굣길을 지도해주고 있는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
#. "아저씨 안녕하세요?" 어린이들이 한 재선의원에게 건네는 인사말이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지역구인 용인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앞에서 3년 째 매일 아침 교통지도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고정적인 '의정활동'이 돼 버렸다. 조찬 모임이나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한 의원은 일주일 가운데 수업이 없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아침 어린이들의 안전 지킴이가 돼 준다.


자칫 표를 의식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어 주변에 알려지길 꺼려했다는 한 의원은 육아와 관련된 법안 발의에도 열성이다. 아이들의 안전도 돌봐주면서 자연스레 학부모들의 얘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의정활동인 셈이다.

↑지역구인 홍천에서 출퇴근하며 민심을 청취한다는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지역구인 홍천에서 출퇴근하며 민심을 청취한다는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
#. 강원도 홍천·횡성이 지역구인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아예 지역구로 이사해 살고 있는 사례. 황 의원은 홍천에서 여의도 국회까지 매일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아침 출근길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10분 정도란다.

거리가 먼 서울에 살면서 행사 때마다 지역구를 방문하느니 차라리 지역에 살면서 가까이에서 지역민들의 얘기를 더 자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민심을 듣는 것과 더불어 한 달에 한 번씩 독거노인을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실천'도 앞으로 꾸준하게 행해 나가겠다는 초선 의원의 포부가 당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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