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모바일 오피스' 시대 연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0.01.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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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모르면 '모맹']<2>기업들 스마트폰 잇단 도입..현장서 업무처리

스마트폰 '모바일 오피스' 시대 연다


"OO인근에 고객이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니 긴급 출동하기 바람"

회사로 출근하려던 김현승(35·가명)씨는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긴급콜 내용을 확인하고 급히 차를 돌려 사고현장으로 달려갔다. 자동차보험회사 사고조사팀에 근무하는 김현승씨가 사고현장까지 달려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고객의 교통사고를 접수한 회사에서 사고현장과 가장 가까운 직원에게 연락한 덕분이었다. 스마트폰의 위치정보서비스(GPS)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씨는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는 사고현장에 파견할 사람을 찾는데만 몇십분이 걸렸다"고 말한다.

사고현장에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수습하는데도 스마트폰은 요긴하게 쓰인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에 간단한 사고경위서를 작성해서 회사로 전송하면, 회사는 이 자료를 받아 보험가입현황을 파악하고 곧바로 보상처리절차를 밟는다. 예전같았으면 사무실에서 일일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통화했던 일을 이제는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덕분에.



김현승씨 회사처럼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얼마전 정보기술(IT)서비스기업인 하나아이앤에스는 전직원 430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덕분에 이 회사 직원들은 외근중에도 회사 e메일을 확인하거나 인트라넷에 접속해 업무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 진행상황도 굳이 사무실에 모여서 공유할 필요가 없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임승빈씨는 "스마트폰을 도입한 이후부터 사내 의사소통이 빨라졌다"면서 "다음달부터는 전자결재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지고, 인사시스템과 연동시켜 전직원들의 휴가일정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최근 지하철 5∼9호선 근무직원 6500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현장 시설점검을 좀더 신속하게 하기 위해서다. 승강장, 스크린도어 등 고장난 설비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전송하면, 이 사진을 전송받은 기술관리소에서 고장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서울아산병원도 교수급 의사 350명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환자의 진료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야흐로 '손안의 PC' 스마트폰이 개인의 생활뿐 아니라 기업의 업무환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며 '모바일 오피스' 구현에 나선 기업은 삼성증권을 비롯해 삼성SDS, 한진해운,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등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아직 e메일을 주고받거나 전자결재를 하는 등의 초보적 수준의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하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기에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처리속도가 PC에 비해 느리고,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망도 유선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하려는 기업들의 행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의 경우는 전직원 8000명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고, 스마트폰으로 전자결재와 영상회의, 자료 송수신까지 할 예정이다.

IT시장분석업체 KRG 김창훈 이사는 "스마트폰 데이터 처리성능이 점차 발전하고 고속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무선망이 구축되면 모바일 오피스 시장은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라며 "모바일 오피스에 필요한 단말기도 스마트폰에 머물지 않고 MID나 태블릿PC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다른 전문가는 "스마트폰은 클라우드컴퓨팅 등 새로운 기업 IT환경과 맞물려 기간업무를 처리하는 핵심 단말기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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