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태블릿, 사양 신문·출판 산업 살린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01.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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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이 음반 산업을 살린 것처럼 태블릿은 사양 산업인 신문, 출판, TV 업계를 구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선보일 태블릿 PC에 이같은 포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는 오는 27일 예정된 신제품 미디어 행사에 태블릿을 직접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 10~11인치의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진 이 새로운 기기가 신문, 출판, 방송 등 기존 미디어에 불러올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아이튠 스토어가 음원 별로 음악 파일을 구입하는 방식을 도입하며 음반 산업에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정착시킨 것처럼 태블릿 역시 '콘텐츠 중개자' 역할을 하며 출판, 언론, 방송 등 기존 매체를 이용하는 방식을 바꾸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거둔 매출액애플이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거둔 매출액


잡스는 평소 "애플은 기존 콘텐츠를 지원하면서 수용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을 한다"는 지론을 보여 왔다. 콘텐츠 수용 방식을 바꾸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고, 애플은 이 방식을 바꿀 수 있을만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



이에따라 잡스가 들고 나올 태블릿도 새로운 변혁을 추구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이를 위해 출판, 잡지, 신문 업체와 관련 협상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새 미디어기기의 성패는 콘텐츠에 달린 때문이다.

애플은 뉴욕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등을 소유한 뉴욕타임스 컴퍼니, 뉴스 코퍼레이션이 소유한 출판사 하퍼 콜린스, 잡지 '보그', 'GQ' 등을 소유한 출판기업 콩데 나스트 퍼블리케이션즈 등과 콘텐츠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애플은 월 이용료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TV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 ABC를 소유한 월트디즈니, CBS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비디오게임 제작업체 일렉트로닉 아츠와도 타블렛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 기반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출판, 신문 등의 콘텐츠 유료화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애플은 최근 뉴욕타임스와 아이튠스를 통해 제공될 콘텐츠에 대한 요금을 부과 방식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가 인용한 한 관계자는 애플이 전통적인 결제 구조를 바꾸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 전했다.



애플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한 기존 업계의 반발 또한 만만찮다.

TV 방송국, 케이블 네트워크 업체 측은 애플이 자사 채널을 몽땅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 있는 콘텐츠만 선별적으로 구입하는 방식을 시도하자 이에 반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열린 한 회의에서 애플 고위 임원은 애플이 채널 당 4~6개의 쇼를 구입하는 방식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음반업계는 애플 측이 소비자들과 음반 회사 사이에서 막강한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아이튠 스토어 음악 다운로드로 인한 매출이 CD 판매 저하로 줄어든 음반 업체들의 매출을 상쇄하기에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태블릿의 가격을 1000달러 부근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아이폰이나 점점 저렴해지고 있는 랩탑 컴퓨터, 최근 부상 중인 전자책 리더기 대신 고가의 태블릿을 택하게 하려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

1년 전 태블릿 컴퓨터 판매를 시도했다가 실패를 겪었던 대만 컴퓨터기업 마이크로 스타 인터내셔널의 헨리 루 부사장은 "태블릿의 성공은 얼마나 충분한 콘텐츠를 보유했느냐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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